민주당은 상임위부터 가동해야 시급한 법안들을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반기 국회가 시작한 지 한 달이 되도록 의원들이 상임위 배정도 받지 못한 상태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금처럼 11개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가져갔던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상임위의 법안 처리 실적이 높았던 것도 아니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이었던 상임위의 가결률은 7.6%, 국민의힘은 6.9%로 모두 낙제점이었다.
이는 민주당이 쟁점 법안의 상임위 숙의 절차를 무력화하고, 국민의힘이 위원장인 일부 상임위는 법안 심의 자체를 거부하면서 민생 입법이 뒤로 밀렸던 소모전과 무관치 않다. 결국 ‘협의의 정치’를 되살려야 법안 처리도 정상화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상임위를 정하는 첫 단계부터 양보 없는 일방통행을 고수했고, 국민의힘은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무기력함을 보였다.
한 총리 후보자 인준 과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임명을 반대한다며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회의부터 불참으로 일관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설득하는 대신 의석수로 밀어붙였다.이로써 후반기 국회 2년도 독주와 보이콧이라는 파행의 낡은 공식 속에서 시작됐다. 이대로면 민생 법안을 두고도 여야가 대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남은 임기 동안 국정을 입법으로 적시에 뒷받침하는 실행 능력을 보여야 하고, 국민의힘은 정책으로 경쟁하는 대안 세력으로 거듭나야 회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극한 대립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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