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매파적’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기준금리를 3.50~3.75%로 묶었지만 조만간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완화된 인플레이션 목표는 없다”며 “오직 하나의 목표만이 존재하며 그것은 2%”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에 이어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렸다. 연준의 긴축 동참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정부는 향후 경제 정책을 펼 때 글로벌 긴축 움직임을 상수로 봐야 한다.
연준의 금리 결정은 표가 갈렸다. 9명은 동결, 3명은 인상 의견을 냈다. 물가만 보면 연준이 머뭇거린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미 소비자물가는 올 3월 이후 3~4%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워시 의장이 말한 ‘2% 목표치’를 웃돈다. 중동전쟁이 다시 긴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 유가가 꿈틀대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현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으면 워시 의장으로선 금리인상 말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한은도 물가에 적극 대응하는 매파적 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신현송 총재는 2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근원물가 상승을 잡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달 중순 기준금리를 2.5%에서 2.75%로 올렸다. 이때도 신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가장 큰 목표로 삼는다. 금리 인상은 물가를 잡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확대 재정 정책을 펴고 있다. 마침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 풍년’이 예상된다. 넘치는 재정 지출은 물가를 중시하는 한은의 금리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 사전에 정부와 중앙은행의 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 또 정부는 세금을 더 물리는 방향으로 부동산 세제 개편을 검토 중이다. 금리는 집값에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돈줄을 죄는 긴축기에 추가로 부동산 세금을 강화하는 이중 규제가 올바른 정책인지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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