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4일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HMM 화물선 나무호의 폭발 사고 원인이 ‘미상(未詳)의 비행체에 의한 외부 타격’이란 공식 입장을 그제 처음으로 밝혔다. 정부 합동조사단의 현장 조사에 따르면 사고 당일 1분 간격으로 가해진 두 차례의 정밀 타격은 나무호 함미에 폭 5m, 깊이 7m의 파공을 냈다. 기관실 바닥이 뚫리고 내부에 화재가 발생해 자칫 침몰로 이어질 수도 있는 심각한 피해였다.
조사단은 미상의 비행체란 표현을 사용했지만, 폭탄을 실은 이란제 중형 자폭 드론의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군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정부는 아직 비행체 잔해 분석 등 추가 조사가 남아 있는 만큼 공격의 주체를 특정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 국적 선박에 대한 공격은 대한민국을 겨냥한 공격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외교·안보당국은 그동안 나무호의 외부 피격 가능성에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사고 이틀 뒤인 지난 6일 “선체 침수나 기울어짐이 없어 피격으로 단정 짓는 것은 이르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군사적 긴장이 높은 분쟁 한복판에서 우리 상선이 피해를 본 사고인 만큼 정부가 초기부터 더 단호한 자세로 진상 규명 의지를 밝혔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국익을 위해 전략적으로 외교적 모호성을 유지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국적 선박을 타깃으로 삼은 정밀 타격이었음이 밝혀진 만큼 실효적이고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이 이란군이나 그 배후세력 소행으로 최종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피해 보상과 확실한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미국이 제안한 해양자유연합(MFC) 참여도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 주변에는 나무호를 포함해 한국 관련 선박 26척이 두 달 넘게 고립돼 있다. 외국 선박 승선 인원까지 포함하면 한국인 선원은 160명에 달한다.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포화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결코 방심해선 안 된다. 우리 국민과 선박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군사 공격은 명백한 국가 주권 침해다. 타협 없는 강경 대응 원칙이 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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