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교섭 과정에서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현대차의 작년 순이익 10조3600억 원 중 3조1200억 원을 나눠 갖겠다는 것이다. 미국 관세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순이익이 22%나 줄었는데도 대규모 성과급 보따리를 풀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현대차는 중동 전쟁 여파가 미친 올해도 실적을 낙관하기 힘들어 첨단 기술 개발에 쓸 실탄이 부족한 상황이다. 성과급 잔치까지 벌였다가는 미래 투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익 배분은 투자와 배당 등 경영 판단의 영역인데 쟁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과 머리를 맞대고 미래 준비에 나선 일본 도요타자동차 노조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자동차 1위 기업인 도요타의 노조는 올해 노사 협상에서 “빈번한 공장 가동 정지는 고객은 물론 자동차 산업에서 일하는 550만 동료에게 큰 폐”라며 혁신 동참을 선언했다고 한다. 또 인공지능(AI) 도입과 관련해서도 인간만의 부가가치를 고민하고 근본적인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AI와 로봇 등 신기술 도입 시 노조와의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로봇 투입 후에도 고용과 임금을 줄이지 말라는 현대차 노조와는 정반대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엄중한 현실 속에서 파업을 무기 삼아 무리한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구태는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렵다. 미래 기술 주도권은 한 번 놓치면 회사의 생존도, 노조의 일자리도 장담할 수 없다. 눈앞의 이익만 보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회사의 장기적인 미래 전략과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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