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현송 한은 총재 취임…물가·환율 안정 시발점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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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1 17:38 수정2026.04.21 17:38 지면A31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사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시스템 리스크 선제 대응을 강조해 온 ‘실용 매파’로서의 면모가 물씬한 상식적 일성이다. 3고(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시대를 맞아 극심한 변동성에 지친 시장참가자들에게 안도감을 준다.

밋밋해 보이는 목표지만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은 쉽지 않은 난제다.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 환율 불안, 회복 지체라는 복합 난제에 부딪혀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나 동결할 만큼 딜레마 상황이다. 여기에다 올 예산 증가율이 8.2%에 달하는 상황에서 26조원의 전쟁 대응 추경까지 대기 중이다. 통화관리는 물론이고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환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원화 국제화·디지털화 구상을 밝힌 점도 시의적절하다. 신 총재는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외환 거래의 접근성·안정성을 제고하고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등 미래 통화제도를 설계하겠다고 언급했다. 핵심은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폭발 중인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명쾌한 입장 정리다. 청문회에선 “미래 통화 생태계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취임사에선 CBDC 프로젝트에 방점을 뒀다. 미래 대비와 효율적인 통화관리라는 상충된 목표를 모두 충족할 솔로몬의 해법을 기대한다.

신 총재는 국제적으로도 명망 높은 금융·경제 연구자지만 변화무쌍한 현실에서 이론은 최소한의 기본일 뿐이다. 신중한 판단과 과감한 실천으로 새로운 이론을 써내려가야 하는 막중한 자리가 중앙은행장이다. 만만찮은 경제 외적 환경도 극복해야 한다. 유례를 찾기 힘든 강력한 행정부와 입법부가 재정 확대를 통한 성장을 선호하며 물가·금융 안정을 위협할 태세다. 비은행 부문의 급속한 확대, 국내와 해외 시장 간 경계 실종이라는 낯선 통화정책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금융안정이라는 목표 달성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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