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단 40일의 부재가 만든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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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단 40일의 부재가 만든 손실

시장을 예측하려 할 때 투자자가 감내해야 할 잠재적인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실제 사례를 통해서 살펴보자. 분석 기간은 2003년부터 2022년까지 20년으로, 일수로 환산하면 총 7304일이다. 만약 투자자가 해당 기간 S&P500 ETF에 투자해 시장을 예측하지 않고 온전히 머물렀다면 총수익률은 548%에 달하며 투자금은 6만4844달러로 불어난다.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9.8%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만약 시장을 예측하려다 전체 기간 중 일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10일을 현금으로 보유했다면 어떻게 달라질까? 전체 7304일 중 단 10일의 수익률을 놓쳤을 뿐이지만 수익률은 548%에서 197%로 크게 낮아진다. 대부분의 기간(7294일)을 투자 상태로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10일의 부재가 2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성과를 절반 이하로 줄여버린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현금 보유 기간이 일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20일로 늘어나면 연평균 수익률은 2.9%까지 하락하고, 심지어 40일로 늘어나면 연평균 수익률이 -1.1%로 떨어져 전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예측하지 않는 투자로 20년간 시장에 그대로 머문 투자자는 548%라는 엄청난 수익을 거뒀지만,, 7304일 중 최고의 일 수익률을 기록한 단지 40일을 비운 투자자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지 않은가.

문제는 이런 일이 시장 예측에 기반한 투자자에게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루 단위로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한 날은 대개 최악의 하락장 중간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바로 공포 때문에 많은 투자자가 시장을 떠난 그 시점 말이다.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하면 누구라도 보유한 주식을 당장이라도 팔고 싶어진다.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투자자의 시장에 대한 예측을 비관적으로 바꾸고 손실을 회피하려는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침내 단기적인 공포로 보유한 주식을 팔고 나면 불시에 최고의 수익률을 안겨주는 급등장이 나타나고 그걸 놓친 투자자는 그제야 나머지 7294일을 시장에 머물지만, 전체 기간 수익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에 만족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분쟁으로 코스피는 물론이고 글로벌 증시가 큰 조정을 받으면서 보유하던 주식과 ETF를 매도한 투자자가 있을 것이다. 분명 좋은 시점에 매도해 최악의 손실을 피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경우에도 다시 시장에 진입하는 타이밍을 잡기가 무척 어렵고 혹시라도 내가 판 가격보다 현재 가격이 올라 있으면 영영 다시 사지 못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을 예측하려고 할 때 투자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생각보다 크다. 결국 우량주에 분산된 ETF를 통해 오랜 기간 온전히 시장에 머무르는 것이 대부분 투자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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