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다음달 4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한국경제신문이 경제·정치 전문가 2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년 국정 운영의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보인다. 실용주의를 앞세운 외교·안보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에는 성과를 거의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우선 국익을 중심에 둔 실용주의 외교성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취임 초기 한·미 관계를 둘러싼 이상기류 우려가 있었지만 관세협상 결과는 긍정적이었으며, 경색됐던 대중 관계도 개선됐다. 한·일 관계 또한 갈등보다 협력에 무게를 두며 안보·경제 공조를 이어갔다. 대국민 소통에서도 국무회의 실시간 중계 등을 통해 투명한 국정 운영을 강조, 대국민 신뢰를 얻은 것으로 나왔다.
여기에다 자본시장 선진화 조치를 통해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수출과 성장률 등 거시경제 지표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도 선방했다. 불확실한 대외 여건까지 감안하면 이재명 정부 1년의 성적표는 외형상 합격에 가깝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중요한 구조개혁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금융, 규제, 공공, 노동, 연금, 교육 등 정부가 공언한 6대 구조개혁 실종이다. 전문가 설문에서도 구조개혁 평가는 2.53점(5점 만점)에 그쳐 5개 경제·산업 분야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고용 유연성과 사회 안전망 확보가 핵심인 노동 개혁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후퇴했고, 연금·교육 개혁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재정 확대와 산업 지원에 적극적이었지만 비효율 지출 구조조정과 공공부문 개혁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중장기 재정건전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많았다.
구조개혁이 국정의 우선순위에서 밀린 이유는 분명하다. 이해관계자들의 저항이 크기 때문이다. 집권 1년은 정책의 방향을 잡는 시기였다면, 2년 차부터는 가시적인 개혁 성과로 실력을 보여야 한다. 지금은 단기 성과와 지지율에 만족하기보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구조개혁에 힘을 쏟을 때다.

1 week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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