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조업 고용 6년 만에 최대 감소… ‘일자리 대선’ 시동 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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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에서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14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에서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6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대 청년 취업자 수는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감소 폭이 제일 컸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도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내수 부진, 통상 여건 악화를 이유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석 달 전 1.6%의 반 토막인 0.8%로 낮추면서 일자리 전망은 더 어두워지고 있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작년 동월 대비 12만4000명 줄면서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19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일자리 감소다. 제조업 일자리는 정규직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대표적 양질의 일자리다. 400만 개가 넘는 제조업 일자리의 위축은 고용시장의 전반적 악화를 의미한다.

60대 이상과 30대의 일자리가 증가하는 가운데 20대 청년 취업자 수가 17만9000명이나 줄어든 건 심각한 신호다.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의 파트타임 일자리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터에 나온 중장년층이, 업무 경험을 갖춘 이들을 뽑는 기업의 경력직 일자리는 30대가 우선적으로 채용되면서 20대 청년들은 취업 시장의 첫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 취업 활동을 하지 않는 ‘그냥 쉰’ 청년들이 계속 늘어만 가는 이유다.

악화 일로의 청년, 제조업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개혁, 고용시장의 유연성 확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6·3 대선에 나선 후보들의 공약에선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내건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 근무제 도입, 법적 정년 연장 약속은 기존 정규직 근로자의 권익을 강화하겠지만 청년층 신규 고용은 위축시킬 수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법인세, 상속세 감세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일자리를 만들겠다지만 구체적 방법론이 없는 ‘단순 구호’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주중 40시간을 유지하는 4.5일 근무제 공약도 결국 기업의 임금 부담을 늘려 신규 고용 창출에 도움이 안 된다.

각 당 대선 후보는 이구동성으로 인공지능(AI)에 돈을 쏟아부어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고 한다. 첨단산업 육성은 중요하지만 한국 경제 성장엔진을 실제로 움직이는 건 제조업 현장을 지키는 훨씬 많은 수의 근로자들이다. 이번 선거는 일을 통해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게 만들 ‘일자리 대선’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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