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챗GPT 사용자 美 다음으로 많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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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26 17:43 수정2025.05.26 17:43 지면A31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어제 한국법인 설립을 발표하고 몇 달 안에 서울에 정식 사무소를 열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 기업 및 정부와 함께 역동적인 AI 생태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오픈AI가 아시아에 운영 중인 지사는 일본 도쿄와 싱가포르 두 곳으로 한국이 세 번째다.

오픈AI의 한국 직접 진출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을 돌아보면 마냥 박수만 치기는 어렵다. 오픈AI 설명처럼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챗GPT 유료 이용국이지만 AI산업 생태계는 미국, 중국은 물론 대만과도 경쟁이 안 될 만큼 뒤처져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최근 오픈AI와 5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가 지난 몇달을 허송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여 온 것이다.

‘AI 3대 강국 도약’을 공약으로 내건 대선 후보들은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멀찍이 앞서가는 국가들과 경쟁하기는커녕 삼류로 밀려나기 직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한국의 AI 생태계는 심각한 인재 유출에다 노동 규제와 얽혀 있는 연구개발(R&D) 제약, 전력 공급 등 기반 인프라 미비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연구개발 직종에까지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로는 기업들이 연구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방도도, 고임금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할 방법도 없다.

안정적 전력 공급은 AI 강국의 필수 요소다. 미국, 대만에서 보듯 태양광·풍력이 아니라 원자력이 발전의 중심이 돼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대선 후보들이 재원 대책도 없이 내놓은 장밋빛 투자 공약만으로는 AI 생태계를 제대로 구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규제 해소와 전력 인프라, 인재 확충까지 지지층의 표가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업이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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