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일부 직원들이 최대 노조인 삼성글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교섭을 멈춰달라는 취지로 낸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교섭요구안 자체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는 데다 조합원 의견 확인 절차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이날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명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낸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률대응연대는 지난 15일 초기업노조의 교섭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을 냈다.
법원은 초기업노조의 교섭요구안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주장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또 교섭요구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설문조사가 진행된 만큼 조합원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노사 간 잠정 합의안이 나온 상황을 고려하면 단체교섭 행위가 종료됐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대응연대는 앞서 초기업노조 의사결정이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초기업노조가 총회 의결 없이 지난해 11월7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네이버 폼 설문조사' 결과로 교섭요구안을 갈음한 것은 규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원은 현 단계에서 교섭 자체를 멈출 정도의 사유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 노노 갈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같은 날 수원지법에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동행노조는 투표 중지 가처분뿐 아니라 투표 효력정지 가처분, 투표무효 확인소송, 공정대표 의무위반 등도 검토하고 있다.
초기업노조 등은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2026년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투표율은 이날 현재 약 90%에 육박한 상태다. 법원이 교섭 중지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초기업노조의 교섭 절차엔 일단 제동이 걸리지 않게 됐지만 투표권과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노노 갈등은 잠정 합의안 처리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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