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의 총파업 갈등이 법원 판단 이후 새 국면을 맞았다. 법원이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면서다. 사측은 법원 판단을 근거로 쟁의행위 기간에도 보안작업과 안전보호시설 유지 업무를 평상시 수준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 반면 노조는 법원 결정을 존중하겠다면서도 오는 21일 예정된 총파업은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원이 파업을 하더라도 '평상시 수준'으로 업무와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해석이 엇갈렸다. 사측은 '평상시'를 평일 수준이라고 간주해 생산 차질이 없도록 하라는 취지로 풀이한 반면 노조는 이를 주말 또는 휴일 수준이라고 해석, 파업에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18일 사내 공지를 통해 "회사는 조합이 예고한 쟁의행위 기간 중 위법한 쟁의행위의 예방을 위하여 4월16일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 오늘 법원 결정이 있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수원지법은 이날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 등이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로 유지·운영돼야 하며 평일 또는 주말·휴일과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등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삼성전자는 법원 결정에 대해 "법원은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에 따른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보안작업, 노동조합법 제42조 제2항에 따른 안전보호시설의 유지·운영 업무에 대하여 쟁의행위 기간에도 평상시 수준과 같이 업무가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 및 연구라인, IOC, 구매창고, 전기·전산시설, 폭발위험물질·유해화학물질 보관저장시설 등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 등에 대한 점거 금지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쟁점은 법원이 언급한 '평상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다. 삼성전자는 노조 측 해석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회사는 "위 '평상시'의 의미와 관련하여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법무법인 마중 의견서를 통해 '주말 또는 연휴' 인력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명백히 법원 결정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법원은 '평상시'란 '평상시의 평일 또는 평상시의 주말ㆍ휴일'을 의미한다고 결정문에 명확히 적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쟁의기간 중 평일의 경우에는 평일 수준의 인력을, 주말ㆍ휴일의 경우에는 주말ㆍ휴일 수준의 인력으로 안전보호시설 및 보안작업을 유지하라는 의미임이 명백하다"고 부연했다.
쟁의행위 기간 중 필요한 인력에 대해 별도 안내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회사 측은 "추후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근거해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 출근이 필요한 부서에 해당되는 임직원 여러분께 별도 안내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임직원 여러분의 안전을 확보하고 생산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다. 금번 가처분 결정과 무관하게 2026년 임금협상의 원만한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 해석은 달랐다. 노조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21일로 예정된 쟁의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실상 쟁의행위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며 법원 결정이 실제 쟁의행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노조 측은 안전보호시설과 보안작업 범위에 대해서는 회사 측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졌지만, 인력 규모와 관련해서는 노조 주장이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법률대리인은 "이번 결정으로 노조가 주장했던 주말 또는 연휴 인력 근무가 가능해 7000명보다 더 적은 인력이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에 필요한 인력을 부서별로 구체적으로 취합해 노조에 통지해달라고 요구했다.
법원 결정으로 파업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다만 반도체 생산라인과 안전 관련 업무의 유지 범위를 두고 삼성전자와 노조의 해석이 엇갈리면서 실제 쟁의행위 방식과 투입 인력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중재를 위한 중앙노동위원회의 2차 사후조정은 최소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중노위에 따르면 2차 사후조정 회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되고, 19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정으로 열린다. 논의가 길어질 경우 회의 종료 시간은 더 늦어질 수 있다. 지난 11~12일 열린 1차 사후조정도 13일 새벽에 종료됐다.
노사는 이날 오후부터 성과급 재원 기준과 상한 등 핵심 쟁점을 놓고 본격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점심 휴게시간 회의장을 나오며 기자들에게 "아직 기본 입장만 들었다"며 "(오후부터는) 안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2차 사후조정에서 직접 조정위원으로 나섰다.
박 위원장은 대화가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화되고 있다"고 답하면서도 "해봐야 한다. 지금은 (결과를) 전혀 모른다"고 했다. 파업 가능성에 대해서는 "파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주말에도 이틀 연속 사전 미팅을 갖고 이번 조정 회의를 준비했지만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를 둘러싼 이견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반영하는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18일 교섭을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언급했다. 정부는 파업을 막기 위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시사했지만, 노조를 비롯한 노동계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총파업 예고일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법원 결정으로 쟁의행위 방식에 대한 제약과 해석 논란이 생긴 데다 중노위 조정도 19일까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제도와 파업 수위, 필수 유지 업무 범위를 동시에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2차 사후조정 결과가 파업의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2 hours ago
1
















!['통한의 극장골 실점 패배' 주승진 김천 감독 "뒷심이 부족했다" [전주 현장]](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1714010261496_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