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도 그림 안판 ‘바보 화가’ 한인현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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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팔지 않아 '바보 화가'로 불리던 한인현 화가가 94세로 별세했다.

그는 독특한 화풍으로 주목받았지만, 작품을 판매하지 않아 미술계와의 교류가 없었으며, 생활고 속에서도 삽화로 생계를 꾸렸다.

딸 한지온씨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그의 마지막 길에 스케치북과 4B 연필을 함께 넣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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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팔지 않아 ‘바보 화가’로 불린 한인현 화가가 별세했다. 향년 94세

한인현 작가와 유족 측이 제공한 2008년작 ‘기다림’(왼쪽). 연합뉴스

한인현 작가와 유족 측이 제공한 2008년작 ‘기다림’(왼쪽). 연합뉴스

함남 함주군 흥상읍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릴 때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화집을 보고 반해 ‘고흐 못지않은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 흥남문화학원(고교 과정)과 해주예술전문학교(대학 과정)에서 스파르타식으로 그림을 배운 고인은 “크로키와 데생에 관한 한 국내 최고”라는 평을 받았다.

단신으로 월남 후 50세가 넘어서 첫 전시회를 연 고인은 독특한 질감과 고유한 선의 화풍으로 세간의 눈길을 끌었으나 기성 화단과 어울리지 못했다. “그림이 주인을 떠나면 외로워서 안 된다”며 자기 작품을 팔지 않아 화랑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고인의 행보는 그의 전도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고인은 전시도록에 굳이 ‘비(非) 미술협회원’이라는 문구를 달기도 했다. 고인은 생활고에 시달리며 궁여지책으로 삽화를 그려 생계를 꾸렸다.

미술평론가 류석우는 “그의 선과 색에는 허위와 가식이 없으며 훼손된 자연성을 상징한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미술대학 쿠지예프 총장은 “그의 작품은 심장을 아프게 할 정도로 충격적이다”며 순수한 인간미와 빼어난 예술성을 극찬했다.

아나운서,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계진 전 아나운서클럽 회장이 1996년 ‘이계진이 쓴 바보화가 한인현 이야기’(디자인하우스)를 펴내면서 고인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자비를 들여 두 번이나 고인을 유럽에 데려갔을 정도로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고인은 2003년 저서 ‘화가 한인현의 행복한 그림일기-꿈’을 펴냈다. 책 말미에 “내가 죽거든 스케치북과 4B연필을 관 속에 많이 넣어달라”고 당부했다. 딸 한지온씨는 “아버지가 책에 쓴대로 관 속에 스케치북과 4B연필을 많이 넣어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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