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알뜰살뜰 챙기던 초등생 남매… 아빠 외출한 사이 한밤 화재로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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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다세대주택 3층에 불
밤 11시께 남매 잠들어 대피 못한듯
“하늘나라도 함께 갈줄은” 엄마 눈물

8일 오후 11시경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주택 3층에 불이 난 모습. 이날 화재로 부모님이 외출한 사이 남겨진 초등학생 2명이 숨졌다. 은평소방서 제공

8일 오후 11시경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주택 3층에 불이 난 모습. 이날 화재로 부모님이 외출한 사이 남겨진 초등학생 2명이 숨졌다. 은평소방서 제공
“남매는 서로 떨어져 있더라도 항상 서로의 것을 먼저 챙겨줄 정도로 사이가 좋았어요. 하늘나라까지 같이 갈 줄은 몰랐어요.”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초등생 남매 자녀를 잃은 어머니 이모 씨(33)는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사고 다음 날인 9일 만난 이 씨는 “사고 당일 오후 8시 30분경에도 아이들과 잘 있다고 통화했다”며 “병원에서 비타민을 하나 얻어도 오빠는 ‘동생 하나 줘야겠다’, 동생은 ‘오빠 하나 줘야겠다’고 했던 아이들”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8일 오후 10시 59분경 서울 은평구 한 다세대주택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초등생 남매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집엔 남매만 있었고 이들과 함께 사는 아버지는 오후 9시 반경 잠시 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들과 소방 당국은 남매가 잠들어 있다가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당시 3층에 있던 60대 여성과 40대 남성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나머지 주민 9명도 자력으로 대피했다.

9일 낮 12시경 남매의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에서 부모는 눈에 초점을 잃은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유족들의 흐느끼는 울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두 아이는 학교생활도 잘하고 서로 살갑게 지내던 남매였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아이들의 아버지(35)는 “다른 또래 친구들보다도 밝고 순수한 아이들이었다”며 “연년생이라 서로 의지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두 아이가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사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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