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일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언뜻 보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는 착각이 든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격 급등을 겪은 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뿐이다. 그 사이 빌라와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 부동산의 다른 영역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올 1분기 법원에 새로 신청된 경매 건수는 3만541건으로 13년 만에 가장 많았다. 경매 신청 건수는 2022년 고금리 사태 직후인 2023년부터 10년 만에 10만건을 넘어섰고, 그 뒤로도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서민 보금자리’인 빌라 경매 진행 건수 증가가 눈에 띈다. 2023년 전세사기 사태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수도권 경매 진행 건수는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 빌라 수요 급감과 함께 전세사기 재발을 막으려는 규제 강화가 겹쳐 빌라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2023년 8월 1000건을 넘겼던 경매 진행 건수는 올해 들어 월 2000건에 육박했다.
빌라시장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 사업에 뛰어드는 이들도 급격히 줄었다. 작년 서울 빌라 인허가 가구 수는 6439가구였는데, 이는 10년 전(6만2759가구)보다 90%가량 급감한 수준이다.
빌라시장 위축으로 인한 공급 감소는 주거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서울을 떠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서울에 아파트만큼 빌라에 사는 이들이 많다는 데 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의 거주 비율은 42.1%로 아파트(44%)와 맞먹었다.
지식산업센터와 상가 등 다른 부동산 영역의 미래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정부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생산적 분야’로 돌리라는 방침을 밝힌 뒤 금융사들이 대출을 꺼려 위기에 빠진 곳들도 많다.
집값이 폭등한 지역의 상승세를 억누르려는 정부의 노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영역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한 번 무너진 시장은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뿐더러 그 과정에서 생긴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
[이용안 부동산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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