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가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도 환상적인 축구 쇼를 선보였다.
바르셀로나는 8월 4일 대구광역시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FC와의 친선경기에서 5-0으로 대승했다.
바르셀로나는 대구전에 앞선 7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FC 서울과 친선경기를 벌였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라민 야말, 페란 토레스의 연이은 멀티골 등을 앞세워 서울을 7-3으로 크게 이겼다.
대구에서도 기대감이 커졌다. 대구스타디움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바르셀로나를 보기 위한 팬으로 가득했다. 이날 대구스타디움에선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팬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 선수단을 손꼽아 기다린 팬도 수두룩했다.
팬들은 바르셀로나 선수단이 소개될 때도 큰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대구에선 간판스타인 세징야가 가장 큰 함성과 박수를 자아냈다.
바르셀로나는 대구전에서도 최정예로 나섰다.
바르셀로나는 4-2-3-1 포메이션이었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전방에 섰다. 드로 페르난데스가 뒤를 받쳤고, 하피냐, 라민 야말이 좌·우 공격을 책임졌다. 가비, 프랭키 데 용이 중원을 구성했다. 제라르 마르틴, 로날드 아라우호가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고, 알레한드로 발데, 쥘레 쿤데가 좌·우 풀백으로 나섰다. 골문은 조앙 가르시아가 지켰다.
대구는 4-4-2 포메이션이었다. 세징야, 라마스가 전방에 섰다. 정현철, 김정현이 중원을 구성했고, 정치인, 지오바니가 좌·우 미드필더로 나섰다. 우주성, 김진혁이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고, 장성원, 황재원이 좌·우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오승훈이 지켰다.
대구가 경기 초반 바르셀로나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대구가 볼 소유권을 가져오면, 세징야, 정치인, 라마스 등이 바르셀로나 뒷공간으로 빠르게 뛰었다. 하지만, 잇달아 오프사이드에 걸리면서 득점으로 연결하진 못했다.
대구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0-0으로 맞선 전반 20분이었다. 정치인이 왼쪽에서 라마스와 볼을 주고받으면서 빠르게 내달렸다. 정치인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가르시아 골키퍼가 이를 놓쳤다. 지오바니가 이를 빠르게 달려들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바르셀로나가 곧바로 균형을 깼다. 전반 21분 야말이 페널티박스 우측 부근에서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드리블했다. 야말이 대구 수비진의 시선을 완전히 빼앗은 뒤 공을 뒤로 내줬다. 가비가 중거리 슈팅으로 대구의 골망을 갈랐다.
바르셀로나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전반 26분 마르틴이 왼쪽에서 순간적인 오버래핑 이후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레반도프스키가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골에 성공했다.
바르셀로나가 전반 추가시간 1골을 추가했다. 가비가 대구의 뒷공간을 허물었다. 오승훈 골키퍼가 달려 나왔다. 가비가 오승훈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가비의 이날 두 번째 골이었다.
바르셀로나 한지 플릭 감독은 후반전 시작 직전 선수 구성을 완전히 바꿨다. 야말, 레반도프스키, 하피냐, 페르난데스, 데 용 등이 빠졌다. 그들의 빈자린 마커스 래시포드, 바르다지, 토니 페르난데스, 다니 올모, 페드리, 크리스텐센 등이 메웠다. 바르셀로나는 수문장도 가르시아에서 슈체스니로 바꿨다.
대구도 지오바니, 김정현, 장성원, 오승훈을 빼고 권태영, 카를로스, 정우재, 한태희를 투입했다.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바르셀로나가 공을 소유하면서 계속 공격했다.
후반 8분 바르셀로나의 상징적인 득점이 나왔다. 간결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완벽한 기회와 득점을 만들어냈다. 페드리가 중앙선 부근 앞쪽에서 볼을 잡았다. 페드리가 올모에게 전진 패스를 연결했다. 올모가 수비를 등진 래시포드와 볼을 빠르게 주고받았다. 올모가 달려들면서 침투 패스를 찔렀다. 페르난데스가 한태희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을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19분이었다. 교체 투입된 공격수 래시포드가 가르시아의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대구 골망을 출렁였다.
바르셀로나는 5-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계속해서 볼을 돌리며 틈이 보이는 공간으로 패스를 찔렀다.
대구는 바르셀로나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바르셀로나는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대구 진영에서 압박을 시도했다.
더 이상의 골은 없었다.
바르셀로나가 한국에서 열린 2경기 모두 대승으로 장식했다. 이날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팬들은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인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대구=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