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가 선택하는 미국 주식을 집중적으로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증시 반등 국면에서 주도주가 강세를 보이는 모멘텀 현상이 부각되면서다. 주도주에 올라타는 서학개미 매매 기법이 적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미국서학개미’ ETF는 최근 3개월간 16.0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대표지수인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미국나스닥100’(5.3%)의 세 배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에 따른 낙폭도 대부분 회복했다.
이 ETF는 한국예탁결제원의 국내 투자자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25개 기업을 보관액에 비례해 편입하는 게 특징이다. 이런 방식으로 매달 구성 종목과 비중을 조정한다. 인공지능(AI) 관련주인 엔비디아(20.09%), 테슬라(18.89%), 팰런티어(9.07%) 등의 비중이 크다. 서학개미 인기 종목인 양자컴퓨터 업체 아이온큐도 담고 있다.
서학개미 ETF가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은 주도주에 올라타는 서학개미 매매 스타일과 최근 시장 상황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는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국면에서 기존 주도주인 AI 관련주가 상승장을 이끌었다. 이들 종목에 돈이 몰리자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 모멘텀 현상이 두드러졌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을 봐도 아이온큐(53.72%), 뉴스케일파워(142.66%) 등 중소형주의 상승폭이 더 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미국 증시가 과거와 같은 급등세를 보이긴 어렵다”면서도 “주도주를 밀어 올리는 모멘텀은 살아 있기 때문에 주도주에 올라타는 전략이 당분간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