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내 3대 석화 산업단지 중 대산과 여수에서 구조개편안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울산은 아직 잠잠하기만 하다. 정부가 마지막 남은 퍼즐인 울산 산단을 향해 감축안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양산 규모나 공정 자체가 크게 다른 샤힌 프로젝트라는 대형 변수를 안고 있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정부가 구조적 문제인 감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선 조정자를 넘어 설계자로 나서 명확한 기준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울산 석화 산단에 속한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은 정부와 사업재편 최종안 제출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달 대산 1호 프로젝트를 정부가 승인한데 이어 최근 여수에서도 4개 회사가 참여하는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이 제출되자 정부는 “이젠 울산의 시간”이라며 구조개편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은 다른 산단과는 달리 고차원적인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단순히 각 회사별 지분 구조와 통합 비율, 합작 투자 문제 등이 아닌 구조개편에 역행하는 대규모 증설투자를 앞두고 있어서다.
국내 석화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원이 투입된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는 현재 공정률이 95%에 육박해 올 6월이면 기계적 준공을 앞두고 있다. 올 하반기 시운전을 거쳐 본격 가동되면 에틸렌(180만t), 프로필렌(77만t), 부타디엔(20만t), 벤젠(28만t)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정부가 설정한 NCC(나트파분해설비) 감축 목표(최대 370만t)의 절반에 해당하는 에틸렌이 새롭게 양산되는 셈이다.
더욱이 샤힌프로젝트 시설은 정유·석화 통합 공정(COTC)이라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사우디 아람코 신기술인 TC2C 공정을 적용, 기존 설비에 비해 수율이 3~4배나 높다. 첨단 석유화학 공법으로 원유에서 나프타 등을 직접 뽑아내는 고효율 시설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별로 설비 통폐합을 하거나 또는 정부가 감산 규모에 이런 고부가 시설을 포함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샤힌프로젝트를 제외하면 실제 감산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설비 구조의 이질성과 공급 조정과 관련한 이해상충으로 합의안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해 구체적인 계획안과 그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석화 구조조정의 타이밍이다. 이미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 확대와 수요 둔화로 석화 업황이 장기 불황에 접어든 상황에서 최근 중동 전쟁에 따른 원재료 수급 차질로 업계는 연쇄 셧다운 위기에 놓였다. 이미 여천NCC,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은 고객사에게 제품 공급이 어렵다는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거나 이를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 제품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고부가 제품 전환이라는 마지막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되면 석화 업계는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설비별로 단계별 구조개편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울산 샤힌프로젝트가 국내 수급을 좌우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구조개편 기준과 양산 규모 등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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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원유를 정제해서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 높이 118미터의 프로필렌 분리타워, 연간 18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 등이 건설 중에 있다.(사진=에쓰오일 제공) |

2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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