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치료하고, 팬 생명 구하고…나날이 빛나는 K리그 의무팀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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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김천전 관중석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대전하나 의무 트레이너가 팬들의 도움을 받으며 환자가 있는 관중석으로 올라가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김천전 관중석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대전하나 의무 트레이너가 팬들의 도움을 받으며 환자가 있는 관중석으로 올라가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의무팀의 임무는 단순히 선수들의 부상 치료나 예방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안전도 책임진다. 그라운드 안팎의 모든 생명을 지키는 이들의 헌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빛을 발한다.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김천 상무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0-0 무) 도중 한 관중이 쓰러졌다. 후반 45분 동쪽 관중석에서 30대 남성 팬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주변 관중들이 손을 들고 구조를 외쳤다.

구조 요청을 들은 김천 골키퍼 이종현은 주심에게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경기장 분위기는 일순간 멈췄고, 선수들도 곧장 경기를 멈췄다. 위급 상황임을 인지한 대전하나와 김천의 의무팀은 너나 할것 없이 곧장 반대편 관중석으로 뛰어가 즉각 응급처치에 나섰다. 해당 팬은 뇌졸중 병력이 있었고, 무더위와 흥분이 겹쳐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초동 대처가 빨랐던 덕분에 팬은 곧장 회복해 무탈하게 귀가했다.

K리그 의무팀의 활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5일 광주FC와 강원FC의 경기에서도 일사병으로 쓰러진 어린이 팬을 광주 의무팀이 구했고, 지난해 9월 FC서울-수원FC전에서도 서울 의료진의 신속한 대응으로 응급 환자가 목숨을 건졌다.

고온 다습한 여름에는 경기를 뛰는 선수뿐 아니라 관중석도 위험에 노출된다. 아직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일부 지역 기온은 일일 최고 30도 초반에 육박하고, 저녁에도 20도를 웃도는 지역이 많다.

K리그 경기규정의 제6조 ‘의료시설’에 따르면, 홈팀은 경기당 최소 2대의 구급차와 의사, 간호사, 1급 응급구조사를 배치해야 한다. 이날 대전하나는 실제로 구급차 2대, 간호사 1명, 응급구조사 1명을 현장에 대기시켰다. 또 다른 팀보다 많은 의무 트레이너 3명을 보유한 덕분에 이날 위급한 상황에도 응급처치와 의료기기 전달 등 업무 분담이 용이했다.

이들의 빠른 발걸음과 냉정한 판단이 있었기에 관중의 환호도, 경기도 계속될 수 있었다. 의무팀의 존재는 단순한 지원 인력을 넘어, K리그가 더욱 신뢰받는 리그가 되게 하는 보이지 않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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