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6억? 우린 600만원"…'삼성후자' 소리까지 나온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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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삼성전자 비반도체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제3노조인 '동행'이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 절차를 중단해달라며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 사진=뉴스1

26일 오전 삼성전자 비반도체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제3노조인 '동행'이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 절차를 중단해달라며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 사진=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반도체 부문에 최대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이 돌아갈 수 있는 합의안인 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지만 완제품 사업을 맡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 반발이 거세지면서 내부 갈등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의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총 선거인 5만7302명 가운데 5만1835명이 참여, 90.4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공동교섭단에 속한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투표를 합산한 투표율도 같은날 오전 10시50분 기준 90.05%로 집계됐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투표권자 과반이 참여하고, 참여자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확정된다. 조합원 다수를 차지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 표심을 고려할 때 가결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총파업 피했지만…성과급 격차가 새 불씨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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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총파업 시한을 하루 앞두고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핵심은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제도 신설이다. 평균 임금 6.2% 인상도 합의안에 담겼다. 기본인상률은 4.1%, 성과인상률은 2.1%다.

성과급 산정 방식도 바뀐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 산정 기준을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 10%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합의안이 확정되면 DS 부문 직원에게는 연봉 1억원 기준 약 2억1000만원에서 최대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총파업 위기는 넘겼지만 불씨는 다른 곳으로 옮겨붙었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 직원들은 성과급으로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반발하고 있다. DS 부문과 DX 부문 간 보상 격차가 커지자 DX 직원들 사이에서는 잠정합의안 반대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삼성 계열사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DS 부문이 이번 합의로 성과급 체계를 크게 손보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다른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도 보상 체계 개편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와의 처우 차이를 빗댄 '삼성후자'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투표 중지 가처분까지…DX 노조 "끝까지 싸울 것"

삼성전자 비반도체, DX 부문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의 박재용 위원장(오른쪽)을 비롯한 조합원, 변호인단이 26일 오전 수원지방법원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뉴스1

삼성전자 비반도체, DX 부문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의 박재용 위원장(오른쪽)을 비롯한 조합원, 변호인단이 26일 오전 수원지방법원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뉴스1

DX 부문 직원들이 주축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이날 수원지법에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동행노조는 가처분 신청과 별개로 투표 무효 확인 소송도 추진할 계획이다.

동행노조는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DX 부문 직원들의 의견을 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 전삼노와 함께 공동교섭단을 꾸려 사측과 협상해왔지만, DX 부문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섭단에서 탈퇴했다. 이후 동행노조 가입자는 2600여명 수준에서 1만3000여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는 잠정합의안이 동행노조의 공동교섭단 탈퇴 이후 체결된 만큼 동행노조 조합원에게 투표권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행노조는 이를 두고 소수 노조의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은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박재용 동행노조 위원장은 이날 가처분 신청 이후 취재진과 만나 "조합의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대표노조는 소수노조의 평등권과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동행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 내 소외된 DX 부문 조합원을 위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성과에 따른 보상을 탐내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같은 울타리에서는 불합리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세우는 것이 노동조합 역할의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DX 부문 반발이 법적 대응으로까지 번지면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된다 해도 내부 갈등이 곧바로 봉합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DX 부문과 주요 계열사 직원들의 보상 불만이 남아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임금협약이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내년도 임금협상 과정에서 DX 부문의 강도 높은 반발이 점쳐진다는 예상도 나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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