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베트남과 아시안컵 예선 3라운드에 나선 말레이시아 선수들. 골키퍼 포함 4명의 선수 제외 7인 모두 귀화선수. /AFPBBNews=뉴스1 |
아시아 축구계가 놀랄 만하다. 동남아시아 국가가 남미 선수 대량 귀화를 위해 공개 오디션까지 추진 중이다.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는 18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는 말레이시아계 아르헨티나 37명을 만났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귀화선수를 모집한 셈"이라며 "오는 9월 평가전에 말레이시아는 최소 6명에서 최대 10명의 귀화선수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전례 없던 초대형 귀화선수 공개모집이다. 아시아 축구계의 논란거리로 부상할 만하다. '시나스포츠'는 "말레이시아 축구협회의 주요 계획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스페인 등 라틴 아메리카 축구 강국 출신의 말레이시아계 귀화선수를 발굴하는 것"이라며 "아시아는 물론 세계 축구계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혈통 귀화 공개 오디션이다. 아시아 축구는 물론 세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
말레이시아는 귀화선수로 사상 최고 성적을 낸 인도네시아의 길을 걸으려는 듯하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출생의 인도네시아 혈통 선수들을 대거 소집하며 사상 첫 월드컵 3차 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수아라' 등에 따르면 여자대표팀도 네덜란드 귀화 스타를 잇따라 영입 중이다.
아르헨티나 태생의 말레이시아 귀화선수 파쿤도 가르세스(오른쪽). /AFPBBNews=뉴스1 |
'시나스포츠'는 "말레이시아의 주요 귀화 대상은 자국 리그에서 5년 이상 활약한 외국인 선수 또는 말레이시아 국민이 많이 거주하는 호주, 캐나다, 미국, 영국 출신이었다"며 "2022년부터 말레이시아의 귀화정책이 바뀌었다. 다른 영연방 국가의 귀화선수를 찾기 시작했다.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최종 26인 명단에 무려 13명이 귀화선수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는 당시 대표팀에 브라질과 콜롬비아, 감바이 출신의 비혈통 귀화선수 4명과 영국 출신 3명, 호주 출신 2명을 발탁했다. 심지어 코빈 왕(캐나다 태생) 등 4명은 중국계로 확인됐다.
다만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도 귀화선수 대거 합류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팬들은 "베트남전에 나선 말레이시아 선수들은 마치 라틴계 올스타 같았다", "마치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 같다", "이게 말레이시아 팀이 맞나. 자국 선수들의 미래가 없어졌다", "선발 선수 11명 중 9명이 귀화선수였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등 자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말레이시아는 월드컵 2차 예선 탈락으로 한동안 귀화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두 달 후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는 귀화절차 중단을 발표하고 전략 재수립에 나섰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귀화선수 대거 발탁이 이어질 듯하다. 지난 3월에는 스페인 출신의 팔메로(테네리페)와 휴벨(포르티모넨스)이 말레이시아 대표팀에 합류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는 8월에는 말레이시아 귀화선수 공개모집 2라운드가 열릴 예정이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경기 중.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