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있어도 집 팔 수 있다는데…전문가 '뜻밖의 전망'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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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이후 아파트 매물이 11일 하루 만에 1200여 개 줄어들었다. 이날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한경DB

서울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이후 아파트 매물이 11일 하루 만에 1200여 개 줄어들었다. 이날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한경DB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있는 주택 전체로 실거주 유예 대상을 확대한다. 전문가들은 매물의 저변은 넓어졌지만,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갈아타기 제약 등이 여전해 매물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 중인 주택을 거래할 때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하는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3일부터 입법 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현행 제도상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매수자는 4개월 안에 입주해 2년간 거주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발표일인 5월 12일 현재 임대 중인 주택에만 적용된다. 실거주 유예를 받으려면 올해 12월 31일까지 관할관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 허가받아야 한다. 허가 이후에는 4개월 안에 주택을 취득해야 한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잠재적인 매물이 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서울 보유 비거주 1주택자 수가 83만가구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인 매도 물량의 저변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비거주 1주택자가 임대차를 끼고 매각할 때 토지거래허가 예외를 적용하면 일부 매물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고령자 중심으로 다운사이징과 차익 실현 매물을 일부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물 저변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단기간 매물이 급증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매도하려는 비거주 1주택자 대부분은 상급지 갈아타기 목적인데, 10·15대책으로 대출 규제, 실거주 의무 등 갭투자가 원천 봉쇄된 상황이기 때문에 자산 재편을 위한 추가 자금 확보가 어려워 현금 확보가 안 된 1주택자의 매물 출회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매물 폭증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갈아타기 자금이 충분한 일부 계층 내에서 매도와 매수가 일어나는 '자산의 선별적 이동'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함영진 랩장은 "1주택자는 비거주자라고 하더라도 다주택자보다 양도 및 보유세 부담이 낮은 편이고, 투자 개념의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해 소유와 거주를 분리한 경우가 많다"며 "당장 내놓기보다는 향후 실거주를 통해 절세를 완성하려 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현 주택을 매각한 뒤 갈아타려고 할 때 규제지역 대출이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강화된 상태"라며 "자본 여력이 제한될수록 매각 의사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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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공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남혁우 위원은 "강남권의 경우 당분간 가격에 민감한 수요자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거래 절벽이 발생할 것"이라며 "15억원 이하 지역에선 전·월세를 찾다가 매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많아 오히려 매물이 부족하다고 느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월세 시장이 자극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지영 위원은 "매수자가 2년 뒤 반드시 실거주를 위해 입주해야 하므로, 기존 임대차 시장에서 공급되던 전세 물량이 2년 뒤에는 멸실되는 결과로 이어져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고, 남혁우 위원 역시 "정주환경이 양호한 학군지, 직주근접 지역의 경우 일부 귀소하는 움직임이 발생하면서 임대차 매물 감소, 신규 임대 수요 증가로 전·월세 시장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조치는 신규로 공급하는 게 아니라 기존 물건의 유동성을 확대하는 조치인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강남·용산 등 선호 지역의 근본적인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 허용 확대로 높아진 호가가 실거래로 굳어질 경우 가격 기대 심리를 오히려 자극할 수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후속 조치와 함께 실질적인 주택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치로 인한 매수자 요건은 발표일부터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한 사람으로 제한된다. 갈아타기 목적의 유예를 막고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수 기회를 넓히려는 취지다. 유예 기간은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최초 계약종료일까지다.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입주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가 새 갭투자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실거주 유예 확대는 갭투자 불허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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