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 없어야 진짜 남자”…‘제거’ 나선 해외 남성들

4 hours ago 2

속눈썹을 짧게 자르고 있는 모습. 사진=틱톡 캡쳐

속눈썹을 짧게 자르고 있는 모습. 사진=틱톡 캡쳐
여성 권리 확대에 대한 반발 심리가 커져가면서, 해외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 ‘남성다움’을 과시하기 위한 행위가 확산 중이다. 최근에는 속눈썹을 짧게 자르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틱톡·인스타그램·엑스(X) 등에는 남성들이 자신의 속눈썹을 짧게 자르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튀르키예의 한 이발사가 처음 올린 이 영상은 수천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퍼졌고, 현재는 유럽, 북미, 뉴질랜드 등으로 확산 중이다.

CNN은 이 유행의 배경에는 ‘매노스피어’(Manosphere)로 불리는 남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여성성’의 상징이라며 이를 거부하고, 외모에서도 남성성을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NN은 “점점 더 남성성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앤드류 테이트와 같은 ‘매노스피어’의 유명 인사들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빅테크 형제’들의 행보를 보면 남성들이 여성적 요소를 제거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젠더 연구자인 메러디스 존스 영국 브루넬대 명예교수는 CNN에 “사회가 보수적이고 퇴행적으로 변해갈수록 두 성별을 더 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압력이 커진다”며 “속눈썹은 강력한 이분법적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화장을 하지만, 그의 화장은 그를 더 검게 그을려 훨씬 ‘남성적’으로 보이게 한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속눈썹을 자르는 행위가 안구 건강에 해롭다고 경고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안 성형외과 전문의 비키 리는 “속눈썹을 잘못 제거하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속눈썹을 자르거나 다듬으면 날카롭고 뭉툭한 끝이 눈 표면을 스치면서 불편함과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속눈썹을 자르는 도구가 눈에 부상을 입힐 위험도 있다”고 전했다.

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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