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협약 가입 후 38년만
196개국서 3000명 참석
경제효과 670억 국제행사
“K컬처 국제위상 키울 기회”
석굴암·종묘·반구천 암각화 등
韓, 세계문화유산 17건 보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국제회의가 내년 여름 부산에서 열린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5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회의를 열어 2026년 7월 개최 예정인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의 개최지로 부산을 발표했다.
한국이 개최국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196개 세계유산협약국 대표단과 유네스코 사무총장, 학계 전문가, 비정부기구(NGO) 등을 포함해 약 3000명이 참석하는 연례 국제행사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627억원으로 추산된다.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가 있다고 인정하는 세계유산을 새롭게 등재하거나 보존·보호를 논의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반구천의 암각화’와 북한 측이 신청한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서는 태국 푸껫(1994), 일본 교토(1998), 중국 쑤저우·푸저우 (2004·2021), 캄보디아 프놈펜·시엠레아프(2013), 인도 뉴델리(2024) 등에서 열렸다.
한국의 개최는 1988년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38년만이다. 세계유산협약은 1972년 시작된 ‘유네스코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 보호 협약’으로 한국은 1988년 가입해, 현재 네 번째 위원국(임기 2023년~2027년)으로 활동 중이다.
문화유산계와 부산시는 한국의 K컬처 영향력과 국제적 위상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며 환호하고 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올해는 대한민국의 세계유산이 처음 등재된 지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처음으로 등재한 이후 반구천 암각화까지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는 문화유산 강국이다. 최 청장은 “대한민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기금 등에 꾸준히 재정을 기여하며 유산 보호에 있어 국제사회의 실질적 지원을 강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부산 시장은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지로 공식 확정된 것은 대한민국과 부산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역사적인 성과”라며 “세계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문화 다양성, 평화, 지속가능성이라는 인류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행사로 철저히 준비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부산은 지난 6월 말 제주를 제치고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됐다.
대한민국을 의장국으로 한 제48차 위원회 의장단(추후 선출)은 2026년 부산에서 열리는 위원회 기간 동안 회의 날짜와 시간, 의사 진행을 확정하고, 위원회 업무를 조정하는 등의 의장단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앞서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반구천의 암각화’ 등재가 결정된 이후 한국 대표단을 직접 찾아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아줄레 사무총장은 “한국이 (차기 세계유산위원회를 개최하게 되면) 성공적으로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