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표직 마지막 출근길...“새로운 시작”
한덕수 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논란’ 언급
“권한없는 자의 무효 행위...어처구니없어”
“국민, 위대한 DNA 발휘해 역경 이길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오는 6월 3일 예정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함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3년간 당대표로서 성과있게 재임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도부를) 출발할 때에는 험했는데 그래도 퇴임하는 상황에서는 출발할 때보다 상황이 좋은 것 같다. 모두 여러분 덕분”이라며 “이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아쉽거나 홀가분하거나 그런 느낌은 없다. 민주당은 지금 제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생활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 삶이 민주당”이라면서 “당 대표를 퇴임하는 장면이 저 주가지수를 보니까 정말 가슴 아프다”고도 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선 경선 출마를 희망하는 인사는 당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에 따라 박찬대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돌입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사퇴한 이 대표 대신 최고위원회의를 정회하면서 “2022년 8월 18일부터 234일이 지났다. 이 대표와 함께 국민이 울었고,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낸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새로운 길을 가는데 국민과 함께 저희가 같이 가겠다. 수고 많으셨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게 “오늘이 최고위원회의 몇 차인줄 아시냐”며 “백찬데요(100차인데요), 이후에는 박찬대가 합니다”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경선 캠프 인선을 마무리한 후 캠프를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대책위원장에는 윤호중 의원, 총괄본부장에는 강훈식 의원이 내정됐으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한병도·박수현 의원 등도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마지막 최고위 발언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통령몫 헌법재판관 지명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한 권한대행의 반헌법적 행위와 관련해서 참으로 논란이 많다”며 “법학을 공부한 사람은 알텐데 행정법 교과서에 행정 행위 취소·무효가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 권한 없는 자의 행위는 무효의 아주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임명을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 왜 이런 무리한 행위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욕심이 앞서고 의욕이 앞서다 보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게 되는 것 같다”며 “한 권한대행은 사적 이익을 위한 꼼수에 몰두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관심갖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그분(한 권한대행)은 지금 주가지수가 얼만지 잘 모를 것”이라며 “2300포인트가 깨지게 생겼다. 저 숫자가 의미하는 게 어떤 건지 과연 그분은 알까. 환율이 1480원을 넘어갔다”며 “물론 대외요건도 있겠지만 국가혼란상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국민 공복으로서 책임감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이런 해괴망측한, 하나마나한 혼란을 초래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 대표는 “위대한 국민들은 언제나 역경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 왔다”면서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인이 철수하고 나니까 절도사건, 폭력 사건 하나 없는 공동체가 이어졌다. 그게 국민의 힘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겪는 이 어려움도 과거 역경을 이겨낸 위대한 DNA를 발휘해서 빠른 시간 내에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