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비주(酒)류가 주류인 첫 세대
벼랑 끝 대학가 상권
신촌 등 캠퍼스 주점 5년 새 30%↓
‘삼겹살-호프-노래방’ 공식 사라져
빈 상가엔 ‘권리금 없음’ 팻말 가득

25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조모 씨(52)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피크 타임인데도 가게 안 테이블 9개 중 손님이 앉은 곳은 2개뿐이었다. 그마저도 한 테이블의 대학생 손님들은 콜라 1병을 시켜 나눠 마시고 있었다. 조 씨는 “기껏 온 손님도 술을 아예 안 시키거나 제로 콜라 1잔으로 2, 3시간을 버틴다”고 말했다. 냉장고 3개 중 2개는 콜라와 사이다로 채운 상태였다.
이날 대학로 골목은 폐업한 술집이 늘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성균관대 정문 인근 상가에도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일부 고깃집은 별다른 안내 없이 문을 닫았다. 인근에서 한식 주점을 운영하는 김연진 씨(48)는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넘게 줄었다”며 “그렇다고 월세가 싸지도 않아, 못 버티고 떠난 자리에 새 가게가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생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음주 트렌드가 유행하며 대학가 상권과 주류 업계는 어려움에 빠졌다. 과거 회사원과 함께 음주 소비의 주축이었던 대학생이 술을 마시지 않자 소비 급감의 여파를 직격으로 받은 셈이다. 밤마다 손님으로 북적이던 대형 식당도 테이블 절반이 비어 있었고,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카페와 24시간 빨래방, 무인 식품매장만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24일 신촌 상권도 폐업한 술집이 한 집 건너 눈에 띄었다. 문을 닫은 점포 유리에 ‘권리금 없음’ 팻말을 붙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권리금마저 받지 못할 정도로 상권이 무너졌다는 뜻이다. 신촌에서 10년 가까이 주점을 운영해 왔다는 최동원 씨(62)는 “건물 1층에는 1차 고깃집이, 2층엔 호프, 3층엔 노래방이 있던 이른바 ‘신촌 공식’은 이미 옛날얘기가 됐다”며 “폐업하면서 간판조차 치우지 못한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술 소비가 줄자 일부 주점은 소주 한 컵에 얼음을 탄 2000원짜리 ‘잔술’을 팔기도 했다. 신촌에서 중식 프랜차이즈 주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1년 전쯤 본사에서 추가한 메뉴”라며 “처음 잔술을 도입할 땐 반신반의했지만 (술을 잘 안 마시는) 대학생 손님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 나름대로 잘 팔린다”고 말했다. 그나마 팔리는 건 소주나 맥주가 아닌 칵테일이나 위스키 등이라고 한다. 한성대 재학생 노태원 씨(25)는 “대학로 등에서 술집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소맥 폭탄주’보다는 맛있는 안주에 반주를 곁들이는 것을 선호하는 게 체감된다”고 말했다.주류업계도 술과 멀어지는 대학생들을 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새내기가 된 대학생이 술자리를 인증하면 기념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오비맥주도 대학생 공모전 등을 통해 술과 멀어진 대학생을 잡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무알코올 맥주 등으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그간 술만 팔았던 주점에 자사 무알코올 맥주를 들이기 위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 등 유통 채널들도 자체 상품(PB) 등을 통한 무알코올 주류 제품 발매에 나서는 등 대학생 공략을 진행 중이다.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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