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개정 노동조합법 2·3조(노란봉투법)가 시행된 지 24일 만에 ‘원청이 하청노조의 사용자’라는 지방노동위원회 판단이 처음 나왔다.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아니더라도 원청은 하청 근로자의 요구에 따라 교섭에 의무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돼 교섭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산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청 사용자성 첫 인정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일 공공기관 하청노조 연대인 공공연대노동조합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4개 공공기관(원청)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이 개정 노조법에 명시된 후 나온 첫 판정 사례다.
충남지노위는 “조사 및 심문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용역계약서 등에서 공공기관이 하청 근로자의 안전 관리 및 인력 배치 등에서 실질적인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인정했다”며 “원청인 공공기관은 하청노조와 대화에 임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공공연대노조는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4개 공공기관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개정된 법에 따라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 사용자는 이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공고해야 한다. 그러나 원청 공공기관들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지난달 13일 충남지노위에 시정신청을 제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충남지노위의 판단을 시작으로 원청 교섭이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 교섭 비용 가중 현실화
이번 판단으로 사업주가 사업장 내 여러 노조와 교섭을 반복해 교섭이 중복되며 혼선이 빚어지고 이에 따른 비용도 급증할 수 있다는 산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쟁의 리스크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원청이 사용자로 인정되면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원청의 사업장에서 합법적으로 쟁의행위를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으로 비슷한 공공기관과 국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과 중앙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접수된 교섭 관련 조정 신청은 총 267건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고용노동부 산하 단체교섭판단지원위원회가 접수한 사용자성 판단 관련 질의는 총 65건이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판정을 계기로 공공기관과 국가기관, 지자체에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쏟아질 것”이라고 했다.
당장 원청과 하청노조 간 법적 다툼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정명령을 받은 원청이 사용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불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노위가 원청 사업자를 사용자로 인정했더라도 원청 사용자가 이에 불복하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 재심 판정에도 불복하면 행정 소송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다만 노동위가 내린 교섭 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하겠다는 게 고용노동부 방침이다. 부당노동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인 만큼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에는 경북지방노동위에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포스코하청지회가 신청한 교섭단위 분리 결정 판정을 내린다. 포스코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대기업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첫 사례가 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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