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시간 비행 거뜬"…한화, K무인기 엔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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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1사업장 ‘제트 2 시운전실’에서 직원이 엔진 시운전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회사는 이날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무인기 엔진 시제 2종을 처음 공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지난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1사업장 ‘제트 2 시운전실’에서 직원이 엔진 시운전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회사는 이날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무인기 엔진 시제 2종을 처음 공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지난 6일 찾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1사업장. KF-21 전투기에 들어가는 F414 엔진 조립대에서 작업자가 디지털 토크렌치로 볼트를 조이자 모니터에 초록불이 켜졌다. 조임 강도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빨간불과 함께 공정 전체가 멈춘다. 볼트·너트까지 1700종의 부품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맞물려야 하는 항공엔진 생산 현장이다. 옆에서는 부품을 실은 무인운반차(AGV)가 소리 없이 오갔다. 47년간 엔진 1만여 대를 제조하고 시험해온 이곳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개발한 국산 무인기 엔진 시제 2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주인공은 저피탐 무인편대기용 ‘5500파운드 터보팬 엔진’과 중고도 무인기용 ‘1400마력 터보프롭 엔진’이다. 한 번 쏘고 버리는 미사일용 엔진은 이미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수천 시간 이상 사용해야 하는 장수명 항공엔진을 국내 기술로 완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엔진은 영하 80도의 상공에서 1500도가 넘는 내부 열을 견디는 소재·냉각 기술이 필요해 ‘기계 공학의 꽃’으로 불린다. 독자 항공엔진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뿐이다.

두 엔진은 미래 무인 전력의 ‘심장’이다. 5500파운드 터보팬 엔진은 공기를 빨아들여 뒤로 뿜어내는 제트엔진이다. 속도와 기동성이 강점이어서 KF-21과 연계해 정찰·공격 임무를 수행하는 저피탐 무인편대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1400마력 터보프롭 엔진은 프로펠러를 돌려 추진력을 낸다. 연료를 덜 쓰고 오래 날 수 있어 장시간 감시와 정찰 임무를 맡는 중고도 무인기에 적용된다. 두 엔진은 조립을 마친 뒤 지난달부터 지상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5500파운드 엔진은 내년까지 총 3기, 1400마력 엔진은 올해까지 총 4대 제작할 계획이다. 비행시험을 거쳐 2030년대 초반 실제 무인기에 장착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500파운드 엔진은 2036년께, 1400마력 엔진은 2034~2035년께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기적인 부품 국산화율 목표치는 85%다.

독자 엔진은 방위산업 수출의 자유도를 높이는 열쇠로 꼽힌다. 엔진을 해외에서 도입하면 이를 장착한 항공기를 수출할 때도 원제작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KF-21, FA-50도 독자적으로 수출할 수 없는 구조다. 최근 스웨덴이 그리펜 전투기 수출 과정에서 미국의 F414 엔진 판매 거부로 어려움을 겪은 것이 대표적이다.

한화의 최종 목표는 전투기용 첨단 항공엔진 국산화다. 현재 KF-21에는 미국 GE에어로스페이스의 F414 엔진이 탑재된다. 이 회사는 이번에 축적한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스텔스 무인기용 1만 파운드급 엔진과 KF-21 등 차세대 전투기용 2만4000파운드급 첨단 항공엔진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5조5000억원 규모의 첨단 엔진 사업은 다음달 정부 사업추진심사에 들어간다.

창원=송준영 기자 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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