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정체성 없으면 통합 속 종속 불가피”
동부권 연대 기반 ‘정의로운 전환’ 필요성
순천시, 전문가 초청 정책 대담 개최
“실행 중심 정책 설계로 경쟁력 확보”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 속에서 순천이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순천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단순한 개발 전략이 아닌 도시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특정 지역으로 기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여수·광양 등 전남 동부권이 함께 성장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순천시는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시청에서 윤성식 고려대 명예교수와 박상인 서울대 교수를 화상으로 초청해 행정통합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정책 대담을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대담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언급된 개념은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홍보 기법이 아니라, 도시의 역사·산업·문화 자산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이 도시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전략이다.
행정통합이 이뤄질 경우, 규모가 작은 도시는 기능과 역할이 축소되거나 중심 도시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 도시만의 뚜렷한 역할과 명분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라는 설명이다. 순천이 단순한 중소도시가 아니라 ‘생태·정원·문화’ 등 차별화된 가치와 기능을 가진 도시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통합 이후에도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다.
윤성식 교수는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액션러닝’을 제시했다. 액션러닝은 계획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정책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한 실무형 접근이다.
박상인 교수는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쏠림 현상’을 우려했다. 이는 행정·산업·인구가 특정 지역으로 집중되면서 다른 지역이 상대적으로 쇠퇴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정의로운 전환’이다. 정의로운 전환은 산업 구조 변화나 지역 재편 과정에서 특정 지역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공정하게 기회를 나누는 정책 개념이다. 단순한 성장보다 ‘균형 있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특히 여수·광양·순천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여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개별 도시 단위로는 경쟁력이 제한적인 만큼, 동부권 전체가 하나의 블록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취지다.
순천시는 이번 대담에서 나온 제언을 토대로 동부권 연계 발전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이전과 첨단기업 유치 논리를 강화하는 한편, 정책 논의를 시민사회와 학계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단순히 통합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순천이 어떤 역할을 할 도시인지 스스로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방이 주도적으로 정책 방향을 만들어가는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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