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 지하철 역사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스티커를 대거 부착한 사건과 관련해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등의 벌금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1심은 표현행위의 성격 등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은 공공시설 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는 20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박경석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권달주와 문애린에게도 각각 벌금 100만원이 확정됐다.
박 대표 등은 2023년 2월 13일 서울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승강장 벽과 바닥에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와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스티커 수백장을 붙이고 래커 스프레이를 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의 행위가 서울교통공사 소유 시설물을 훼손한 재물손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2024년 1월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같은 해 5월 무죄를 선고했다. 스티커 부착으로 역사 내벽이나 바닥의 기능이 실질적으로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고, 접착력이 강한 재질이긴 하지만 제거 자체가 현저히 곤란한 수준은 아니라는 이유였다. 당시 비가 내려 승강장 바닥이 위험해졌다고 보기 어렵고, 통행 기능 자체가 상실됐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은 지난해 1월 이를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스티커가 안내표지 자체를 가리지는 않았더라도 이용객들이 표지 위치를 찾는 데 불편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승강장 미관이 훼손돼 시민들이 불쾌감이나 저항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서울교통공사 직원 30여명이 이틀 동안 제거 작업에 투입된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특히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알리려는 공익적 목적은 인정하면서도, 위법성을 조각하는 '정당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른 합법적 수단을 강구하지 않은 채 수백장의 스티커를 부착해야 할 긴급성·불가피성·상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박 대표 등에 대한 벌금형이 최종 확정됐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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