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총·미사일 들고 지하철 탑승”…실전 수준 기동 훈련
14일(현지시간) 미국의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에 따르면, 대만군은 지난 9일부터 실시된 연례 실전 훈련 ‘한광(漢光)훈련’의 일환으로, 수도 타이베이 지하철을 활용한 병력 전개 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에는 기관총, 스팅어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유탄발사기, 대전차 로켓 등으로 중무장한 병력이 투입됐다. 병력은 타이베이 시내 샨다오사역과 룽산사역을 폐쇄한 뒤 실제 전동차를 이용해 기동했다.공개된 영상에서는 병력이 역사 안과 전동차 내부에서 전투 준비 태세로 무장한 채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 타이페이 지하철, 150km 노선 대부분 지하로 관통…‘요새’로 평가대만군은 유사시 지하철을 병력 수송과 도시 방어의 핵심 수단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타이베이 지하철은 135개 역과 약 150km의 노선으로 구성돼 있고, 수도권과 일부 교외 지역을 지상과 지하로 관통하면서 견고한 요새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이 수도 타이페이에 헬기와 수송기를 동원해 강습할 경우 대만군은 빠른 병력·장비 전개로 신속히 적을 격퇴한다는 계획이다.
대만 국방부는 “대만군이 지하철을 이용해 목표 지역에 신속히 도착하고 적과 교전하는 모습을 이번 훈련에서 시뮬레이션한 것”이라고 밝혔다.
■ 中 ‘회색지대’ 전술 가속…대만, 한광 훈련 역대 최대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은 항공모함과 구축함 등 대규모 함대를 동원해 대만섬을 포위하고 대만군을 압박하는 ‘회색지대(Gray Zone)’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회색지대 전술은 대규모 무력 충돌과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도발을 활용해 안보 목표를 이뤄내려는 군사행동을 의미한다.이에 맞서 대만은 2027년 인민해방군의 침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올해 한광 훈련을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했다. 기존 4박 5일이던 훈련 기간도 두 배로 늘어난 8박 9일간 이어진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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