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정전 경제손실 7조원 넘을 듯…원인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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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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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정전이 29일(현지 시간) 대부분 복구된 가운데 피해규모가 최대 45억 유로(약 7조30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페인에선 정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으로 집계됐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 당국은 이번 정전으로 인해 마드리드에서 촛불 화재로 1명이 사망했고, 갈리시아 타보아델라 지역에서 노부부와 아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 가족은 정전이 되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발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BBC에 따르면 스페인 주요 기업 연합회인 CEOE는 이번 정전 사고로 약 16억 유로(약 2조6000억 원),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0.1%에 해당하는 경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투자은행 RBC는 그보다 큰 22억5000만 유로∼45억 유로(3조6000억∼7조3000억 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정확한 정전 원인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가디언, 로이터, CNN 등 외신은 28일 포르투갈 전력회사인 REN을 인용해 “스페인 내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유도 대기 진동 현상이 정전 사태의 원인”이라고 밝혔으나, REN 대변인은 29일 “해당 성명을 발표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Xinhua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핵발전 부족과 재생 에너지 발전 과잉이 정전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산체스 총리는 “정전과 원자력 발전 부족, 재생 에너지 발전을 연결하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자신의 무지함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스페인 전력망 관리업체인 레드엘렉트리카(REE) 데이터에 따르면 정전 당시 스페인이 사용하던 에너지의 75% 이상이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서 나왔다. 다만 이번 정전이 재생 에너지 발전 확대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에두아르도 프리에토 REE 시스템 운영 담당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초기 조사 결과 사이버 보안 사고는 배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페인 사법 당국은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번 정전이 테러 공격의 결과라는 결정적인 정보는 아직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겠다고 했다.

안토니우 레이타우 아마루 포르투갈 정부 대변인은 CNN포르투갈과의 인터뷰에서 “포르투갈에서는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이나 적대적 공격과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없다”며 “스페인에서 발생한 전력 전송망 문제”라고 설명했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포르투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전 사고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산하 에너지 규제기관 협력기구(ACER)에 독립적인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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