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대학생, 초정밀 내비게이션으로 '독립 보행' 창업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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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현 군이 울산 울주군 UNIST 광장에서 초정밀 보행 내비게이션 시스템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구대 제공

최서현 군이 울산 울주군 UNIST 광장에서 초정밀 보행 내비게이션 시스템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구대 제공

시각장애를 가진 한 대학생이 자신의 불편함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대 컴퓨터공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최서현 군(21)이다.

최 군은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 ‘초정밀 보행 내비게이션 시스템’ 개발로 자신과 같은 장애우들의 불편을 해결하겠다는 당찬 목표를 갖고 있다.

최 군은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2017년 전국장애학생 컴퓨터정보경진대회에서 울산광역시 대표로 출전해 전체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2019년에는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대회에서 우승하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진짜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이동’이다.

그는 독립 이동을 위해 보행 지원 앱을 사용해 왔지만, 스마트폰 GPS의 수 미터 수준 오차는 시각장애인에게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위험’으로 이어졌다.

“몇 미터만 어긋나도 계단 옆 낭떠러지나 횡단보도가 아닌 차도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일반 사람에게는 작은 오차지만, 저희에게는 생명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이 경험은 그에게 보다 정밀한 보행 지원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그는 현재 ‘신키-내비(Synthkey-Navi)’라는 이동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혼신을 다하고 있다. 초정밀 외장 GPS를 스마트폰과 연동해 위치 오차를 센티미터 수준까지 줄이고, 여기에 ‘센서 융합 기술’을 적용해 보다 안정적인 경로 안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기술에 대해서는 이미 두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울주청년창업아카데미’에 선정되며 사업화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그는 재학 중인 대학교 본관 휴게실 구석을 실험실 삼아 밤을 지새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본 대학교 창업지원단에서도 도움의 팔을 걷어붙였다. 이재현 창업지원단장은 “대구대학교 창업지원단을 맡은지 5년이 지났지만, 최서현 학생처럼 진정성 있고 몰입하여 창업활동을 하는 학생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최 군은 “현재 개발중인 기술을 고도화해 네이버나 카카오 등 기존 모빌리티 플랫폼과 연동함으로써, 시각장애인에게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지상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각장애인이 혼자서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삶의 범위 자체가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며 “그 변화를 기술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 군이 개인적으로 느낀 불편에서 출발한 작은 문제의식이 기술과 창업을 통해 사회적 해결책으로 확장되고 있다.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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