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수단 된 ‘근조화환’ 지자체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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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야구부-레버리지 ETF-용산공원 택지… 논란 때마다 등장 항의 수단 vs 불법 적치물 양면성… 처리 놓고 명확한 규정 없어 혼란 보낸 사람 몰라 과태료 부과 못해 안전사고 우려에 현장 관리도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 일대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반발한 지역 주민들이 보낸 근조화환들이 9일 정원 입구에 줄지어 세워져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1일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일대 거리. ‘용산의 자연 녹지는 어린이에게로’, ‘어린이가 뛰노는 공원, 뺏지 말아주세요’라는 항의 문구가 달린 근조화환 수백 개가 길거리를 메웠다.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주택 공급 용지로 검토한다는 소식에 반발한 주민들이 보낸 것. 수십 개의 화환이 들어서자 용산구는 화환이 넘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우려해 하루 두 차례 담당 공무원을 투입해 현장을 관리 중이다.● ‘강력한 시위 수단’ 전국 확산 최근 항의 문구를 담은 근조화환 설치가 잇따르자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심에 빠졌다. 화환이 보도를 막아 주민 불편이 크지만, 이를 즉각 철거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근조화환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폐지를 요구하는 개인투자자 단체의 근조화환이 등장했다. 6월에는 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와 관련해 화환 수십 개가 학교 앞에 늘어섰다. 또 이달 초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는 경찰 강제 순환인사를 반대하는 화환이, 지난달 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에는 조직 개편에 반대하는 화환이 보도를 메웠다. 이런 양상은 애도를 표하는 근조화환을 보내는 것이 효율적인 항의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근조화환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정책이나 현상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보는 것. 여기에 꽃집에 연락하면 문구 작성부터 현장 배달까지 한 번에 해결된다는 편의성도 한몫하고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근조화환은 강력한 항의 수단으로 상징성이 있고, 화환 업체도 매출이 오르니까 적극 대응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법적 기준 모호해 구청마다 고심 늘어나는 근조화환에 어려움을 겪는 건 구청 등 관할 지자체다. 수많은 근조화환을 보낸 사람을 일일이 특정해 “철거하라”고 할 수도 없고, 과태료도 부과할 수 없기 때문. 결국 쏟아지는 민원에 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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