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잡겠다는 착각…토허제는 서킷브레이커가 아니다[손바닥 부동산]

1 day ago 11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부동산 규제 정책을 논할 때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를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크에 비유하는 경우가 있다. 가격이 급등할 때 거래를 일시적으로 제어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냉정하게 판단할 시간을 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두 제도는 시장 안정이라는 목적의 일부만 같을 뿐, 개입 방식과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전혀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서킷브레이크가 시간을 통제하는 장치라면 토허제는 거래 조건을 통제하는 제도라는 점이다. 지난 6월 3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이날 국토교통부는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크는 가격이 급격하게 움직일 때 일정 시간 거래를 중단한다. 시장의 공포나 과열이 극단적으로 커지는 순간에 투자자들이 판단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거래는 다시 시작되고 매수자와 매도자는 자유롭게 가격을 형성한다. 특정 투자자의 자격이나 거래 목적을 심사하는 구조도 아니다. 토허제는 다르다. 특정 지역의 토지나 주택을 거래하려면 행정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주택의 경우 실거주 여부 등이 거래 조건으로 작용한다. 단순히 거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누가 어떤 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를 행정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 차이는 부동산 시장의 수급 구조를 바꾼다. 허가구역에서는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와 투자 목적의 매수가 어려워지고 외지인 수요도 제한된다. 단기적으로는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수요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매도자까지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 문제다.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매도 이후 갈아탈 대체 주택을 쉽게 찾기 어렵다. 규제지역에서 집을 팔면 다시 주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제약이 생길 수 있고 세금이나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 매도자는 굳이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줄어든다. 결국 매수 수요는 줄어드는데 매물도 함께 감소하는 거래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 거래량이 줄어든다고 가격까지 반드시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간헐적으로 고가 거래가 나오면 해당 가격이 새로운 기준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시장 전체가 충분한 거래를 통해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가격 신호가 왜곡되는 것이다. 규제로 수요를 억제했지만 공급 측의 매물까지 잠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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