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대학 여교수 2명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내용의 실명 선언문을 발표했다고 1일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 중화권 외신이 보도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온라인상에서 '작은 불씨가 들판을 태울 수 있다'라는 제목의 선언문이 확산했다. 선언문은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화난이공대학 린잉(63) 생물과학·공학대학 학장과 같은 단과대 한솽옌(49) 교수가 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뒷부분에는 두 교수의 사진과 서명, 신분증 번호, 화난이공대학 직인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두 교수는 선언문에서 중국 공산당 일당 체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일당 독재를 종식하고 민주 선거를 촉진할 것 △언론의 자유를 회복하고 보장할 것 △민생을 개선하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할 것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국민의 인권을 수호할 것 등 크게 4가지를 요구했다.
두 교수는 특히 시 주석이 2018년 주석 임기 제한을 철폐한 헌법 개정으로 3 연임 한 것을 맹비판했다. 이들은 "중국 '지도자'는 군주제와 유사한 영구적인 존재가 될 것이고, 국민의 자유, 사회의 개방성, 정치 다양성은 영원히 당권 아래서 억압받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가 금기시하는 1989년 6월 4일 톈안먼(天安門·천안문) 사태에 대해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라며 "그러나 오늘날 중국의 교육 시스템과 사회 환경은 젊은 세대가 이 역사적 사실을 거의 알지 못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대학생들이 다시 일어서야 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도전적인 이 순간 우리 모두 함께 일어나 시진핑 독재에 맞서 싸우자"며 "자유를 위해 독재에 반대하고 민족을 위해 일어나 싸우자"고 했다. 다만 중국 바이두에서는 두 사람이 실제 교수인 것으로 나와 있지만, 선언문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