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남은 연애’의 패널로 출연하는 세븐틴 도겸, 최예나, 배우 이세영, 정용화. 사진제공 | SBS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연프의 영역 확장이 마침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다다랐다.
오는 8월 3일 첫 방송을 앞둔 SBS 새 예능 프로그램 ‘내 남은 연애’는 과거 시한부 선고를 받았거나 중증 질환으로 생사의 갈림길을 경험했던 청춘들이 모여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연프)이다.
‘내 남은 연애’는 ‘당장 내일 죽는다면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라는 직관적이면서도 다소 파격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방송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 안팎은 곧장 갑론을박의 장으로 번졌다.
가장 우려를 사는 대목은 죽음의 공포와 절박함을 자칫 신파로 소비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연프는 시청자에게 설렘과 긴장, 나아가 즉각적인 ‘도파민’을 제공하는 상업적 예능이다. 연프가 가진 장르적, 구조적 한계 속에서 한 인간이 겪은 죽음의 공포나 생존을 향한 절박함이 과연 ‘예능적 프레임’으로 소비되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특히 매일 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선택하는 연프의 매칭 시스템을 ‘제한된 시간’을 주고 받는 설정으로 치환한 점도 논란을 산다. 삶과 죽음이라는 엄중한 무게를 엄중한 무게를 연프 특유의 도파민으로 소비하는 것에 대해, 소수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윤리적 거부감마저 감돌고 있다.

사진제공 | SBS
여기에 무속인과 점술가들의 연애로 화제를 모았던 ‘신들린 연애’ 제작진의 신작이라는 점도 논란을 부채질한 인상이다. 연프 시장이 극심한 레드오션으로 치달으면서 소재의 수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인상이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극심한 피로도로 표출되고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단순히 민감한 소재로만 치부하기엔 이르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투병 경험이 있는 이들의 사랑을 다르게 바라보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편견이자 차별이라는 시각이다. 한 누리꾼은 “누구나 사랑 앞에서는 설렘과 도파민을 원한다”며 “중증 질환자나 삶의 위기를 겪은 이들 역시 사랑을 꿈꾸는 평범한 청춘들인 만큼 지나치게 날 선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비슷한 아픔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진정한 사랑이 도파민 중심의 기존 연프 시장에 경종을 울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공존한다. 결국 병마의 엄혹함을 지나친 신파나 로맨스로 낭만화하지 않으면서 진정성을 담아내는 것. 그것이 ‘내 남은 연애’ 제작진 앞에 놓인 최대 숙제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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