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膠柱鼓瑟(교주고슬)(아교 교, 기둥 주, 북 고, 큰 거문고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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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사기(史記)의 인상여전(藺相如傳)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 전국시대 조(趙)나라와 진(秦)나라가 장평(長平)에서 대치하고 있었는데 조나라의 명장 조사(趙奢)가 죽자, 진나라가 조나라를 공격하였습니다. 조나라는 백전노장인 염파(廉頗)를 보내 막게 했는데 염파는 성을 굳게 지키며 방어만 했습니다. 진나라는 이간책을 써서 “염파는 진나라가 두려워 방어만 하니 다행이다. 만약 조사의 아들 조괄(趙括)이 장수가 되면 큰일이다”라는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이 말을 들은 조나라의 성왕(趙成王)이 염파를 해임하고 조괄을 대장에 임명하려 했지요. 재상 인상여(藺相如)가 “그 이름만 믿고 조괄을 대장으로 삼는 것은 기러기발을 아교로 붙여 놓고 거문고를 타는 것과 같아서(若膠柱而鼓瑟耳) 상황에 따른 대처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라며 만류하였으나, 조왕은 듣지 않고 조괄을 대장에 임명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조괄의 어머니가 글을 올려 “남편은 장수가 되어 상이 내려지면 아랫사람에게 모두 나눠 줬으나 아들은 집에 쌓아두고 이익만 챙깁니다. 부자 마음이 이와 같이 다르니 장수에 임명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왕이 허락하지 않자 조괄 어머니가 다시 “그렇다면 전쟁에 패하더라도 우리 식구에게까지 죄를 묻지는 말아 주십시오”라고 간청하자 조왕은 그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조괄은 결국 참패해 조괄도 전사하고 조나라 40만 대군이 생매장을 당하였습니다.

● 생각거리: 비슷한 의미의 성어로 ‘각주구검(刻舟求劍)’ ‘수주대토(守株待兎)’ ‘미생지신(尾生之信)’이 있습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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