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中 상하이서 독립운동가 모여 설립
시리아-미얀마 등 오랜 독재로 고통… 반독재 세력, 임시정부 만들어 대응
티베트, 中 강제병합 저항 위해 수립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3·1운동 열기가 채 식기 전, 중국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의 한 건물에 독립운동가들이 모여 세웠습니다. 단순한 행정 조직 출범이 아니라, 조국 법통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임시정부는 우리나라에만 있던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다양한 사정으로 인한 여러 임시정부가 있습니다.
● 시리아 내전과 시리아 임시정부
중동에 있는 시리아는 1970년 쿠데타로 집권한 아사드 정권 독재가 지속됐습니다. 2000년 아사드가 사망하면서 기나긴 독재가 종식되는 듯했으나 아들인 바샤르 알 아사드가 뒤를 이어 집권하게 됩니다.시리아 국민은 의사 출신 엘리트인 아들 아사드가 집권하면서 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품었습니다. 그러나 아들 아사드의 잔혹한 독재는 아버지를 능가했습니다. 2011년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 일대 여러 독재정권이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흔들리거나 무너진 ‘아랍의 봄’ 혁명이 발생하자 시리아에서도 민주화를 위한 시위가 발생했습니다. 아사드는 이를 군대를 동원해 강경 진압합니다.
결국 아사드 세력과 반독재 세력 간에 내전이 발생하게 됐고 반독재 세력은 시리아 임시정부를 수립합니다. 이들은 이웃 국가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으며 아사드 정권과 오랜 기간 내전을 지속했습니다. 2024년 12월 아사드가 러시아로 망명하며 아사드 정권이 붕괴됐고, 사실상 내전이 종식됐습니다. 1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망자 60만 명과 12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하는 큰 상처가 남았습니다.
●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국민통합정부2020년 동남아시아 미얀마에서는 국회의원 선거 결과 민주화 세력인 민주연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오랜 기간 군부 독재로 고통받던 미얀마 국민이 민주연맹에 표를 몰아준 결과입니다.그러나 군부 세력은 이에 불복해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미얀마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습니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민주화 세력은 국민통합정부라는 임시정부를 수립했습니다. 또 미얀마 시민방위군을 조직해 군부에 저항하기 시작합니다.
4년째 이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양측 사망자는 1만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국민통합정부는 세계 각국을 향해 자신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미얀마 국민통합정부의 주요 장관을 국내에 초청하며 지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부 측은 국민통합정부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지속해서 탄압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평화는 아직 요원한 상황입니다.
● 중국 티베트 정책과 티베트 망명정부
중국 서부 내륙 티베트는 역사적으로 중국과 별개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1950년 10월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했고 티베트는 중국에 강제 병합됩니다. 중국은 티베트가 위치한 히말라야 산지의 풍부한 물 자원 및 지하자원이 필요했고, 티베트가 인도와의 충돌을 완화하는 지리적 완충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티베트를 차지하고 싶었습니다.
당시 티베트 정부는 유엔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유엔은 티베트를 도울 여유가 없었습니다. 중국은 티베트를 병합하며 티베트 불교와 문화를 존중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불교 사원을 파괴하는 등 탄압을 지속했습니다. 결국 1959년에 티베트 주민들에 의한 대규모 봉기가 발생했고 중국은 이를 강경하게 진압합니다. 그 과정에서 8만 명이 넘는 사람이 희생당했습니다. 티베트 정치 및 종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국경을 넘어 인도로 피신해 인도 북부의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설립합니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티베트 자유 부흥을 목표로 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탄압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핍박받는 사람들에 의해 수립된 임시정부들
지구촌 곳곳에 임시정부가 생겨난 데는 다양한 사정들이 있습니다. 시리아에서는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임시정부가 수립되었고, 미얀마에서는 정당한 선거를 부정하는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이에 저항하기 위해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습니다. 티베트에서는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해 병합하면서 망명정부가 수립되었습니다.
저마다 다양한 사정으로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핍박받는 사람들에 의해 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는 점입니다. 우리 역시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핍박받고 그 과정에서 임시정부를 수립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지구촌의 여러 임시정부는 단순한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세계시민으로서 공통점을 통해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는 마음을 가져볼 수 있겠습니다. 지구촌 다른 곳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은, 결국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안민호 마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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