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소아의료]
신생아중환자실 안정적 운영 위해
병원당 최소 5명 전문의 필요
충북-제주-세종 각각 2명밖에 없어
고위험 신생아가 늘고 있지만 이를 담당할 의료진의 이탈이 잇따르면서 신생아 진료 인프라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전북대병원 NICU를 지키던 유일한 신생아 전문의인 김진규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주 90시간 근무, 50시간 연속 당직을 견디다 못해 사직서를 낸 뒤 이 지역 고위험 임신부들은 ‘원정 분만’을 고민하고 있다.
15일 대한신생아학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NICU를 운영하는 병원은 78곳이며, 이곳에서 근무하는 신생아분과 전문의는 240명이다. 이 중 157명(65.4%)이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서울에 108명이 쏠려 있다. NICU는 미숙아나 중증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신생아를 집중 치료하는 곳이다.
NICU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병원당 최소 5명의 신생아분과 전문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충남·충북·경남·전남광주·전북·제주 등 6곳은 3명 이상의 신생아 전문의를 확보한 곳이 한 곳도 없다. 충북·제주·세종은 신생아 전문의가 각각 2명에 불과하고, 전북·울산은 각각 3명에 그친다.병상 수도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크다. 서울은 출생아 1000명당 약 13개의 신생아 중환자 병상을 갖췄지만 전남은 1.7개에 그친다.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를 이을 신규 전문의를 길러내는 것도 쉽지 않다. 이지혁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규 전문의들을 서울의 대학병원 전임의(펠로) 과정에 보내 후배 전문의로 키워 보려고 하지만,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신생아분과 붕괴를 막기 위해선 의료 분쟁에 따른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유영명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혼자 내려와 있어 2주에 한 번 겨우 아이들 얼굴을 본다”며 “지역 신생아 진료 인프라가 무너질까 봐 남아 있지만, 보호자로부터 소송을 당하면 ‘왜 버텨야 하나’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신생아 전문의 이탈은 최근 수도권 중소병원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성세인 대한신생아학회 총무이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고, 당직 보상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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