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 잘할수록 연체 위험 낮아”
금융당국, 소상공인 평가 활용 방침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이 금융 거래 이력이 많지 않은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신용평가 방식 개편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런 소비 습관 파악이 현행 개인 신용평가 체계를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강대 경제학부 남주하 교수 연구팀은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가 보유한 20만2247명의 신용·체크카드 데이터로 개인 소비 행태와 신용위험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소비 내역을 19개 항목으로 분류하고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부도(신용회복 신청, 개인파산, 개인 채무불이행 등)가 발생한 집단(6258명)과 그렇지 않은 집단(19만5989명)으로 나눴다. 각 집단에서 어떤 항목 소비가 많은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부도가 발생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편의점, 통신, 카페·간식의 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즉각적이고 쉽게 소비할 수 있는 분야의 지출이다. 연구팀은 “즉각적이고 쉬운 소비를 선호하면 생활비 여력이 줄어든다”며 “빚을 갚을 능력을 떨어뜨리고, 신용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반면 교육, 운동·스포츠, 의류 쇼핑, 의료·건강 등 항목의 지출 비율이 높은 사람들은 부도 위험이 낮아지는 편이었다. 이들은 자기 관리를 잘하는 편이기 때문에 지출을 잘 관리하고 건강 악화로 소득이 줄어들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청년, 취약계층 등 금융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성실하게 빚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하는 평가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금융권은 교육, 운동 등 금융정보가 아닌 대안정보로 신용을 평가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런 대안 정보를 활용해 올해 하반기(7∼12월) 중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를 마련할 방침이다. 일부 은행의 소상공인 대출 심사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부터 서점, 택시 등 각종 결제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하는 ‘카카오뱅크스코어’ 모델을 개발해 활용 중이다. 주요 시중은행은 운전 습관, 전통시장 이용 등 다양한 대안정보를 활용한 평가 모형을 도입하고 있다.해외에서는 대안신용평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가령 휴대전화 배터리를 방치했다가 급하게 충전하는 사람보다 잔량을 일정 수준(30∼40%)으로 유지하는 사람의 신용도를 더 높게 평가한다. 일부 신용평가사는 대출 신청서를 작성할 때 글자를 지우는 ‘백스페이스’를 얼마나 많이 누르는지, 오타가 얼마나 많은지 등을 대안정보로 활용한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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