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女 살려놨더니…"가슴 만졌죠?" 추행범 몰린 의대 교수

중국의 한 의과대학 교수가 길거리에서 쓰러진 여성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가 "가슴을 만졌다"는 의혹과 비난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 후난성 러양의 한 거리에서 젊은 여성이 쓰러졌다.

이때 현장을 지나던 지역 병원 소속 여의사가 곧바로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고, 지속된 CPR에 지친 여의사는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고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지역 의과대학 교수 A씨(42)가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여의사와 A씨는 10여분간 번갈아 가며 CPR을 시행한 덕분에 쓰러진 여성은 호흡과 맥박이 돌아온 상태에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사람의 구조 상황이 담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화제를 모았지만, 일각에서는 A씨의 손 위치가 "부적절했다"면서 "가슴을 만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선의로 쓰러진 여성을 구했지만, 갑작스러운 성추행 논란에 A씨는 "도움을 준 뒤 비난받을 줄 몰랐다. 솔직히 무섭고, 실망스럽다"면서 "당시 구조가 우선이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손 위치는 분명히 흉골 쪽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CPR에 문제가 있었다면 당시 현장에 같이 있던 여의사가 지적했을 것"이라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나서서 돕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이 같은 상황이 다시 오면 그때는 행동을 주저할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