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중국과 아세안 10개국은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28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세계무역기구(WTO)를 근간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 체제에 전폭적인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선언했다.
13개 참가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는 공동성명을 통해 “보호무역주의 심화는 세계 무역에 부담을 주고 역내 전반에 걸쳐 무역, 투자, 자본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역내 협력을 한 단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 정책 변화로 주요국이 보호 무역주의 장벽을 높이는 데 대해 글로벌 자유무역을 계속해서 지지하겠다는 뜻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참가국은 “올해 회원국 경제가 4%대의 탄탄한 성장세와 낮은 물가상승률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경제 분절화, 금융 여건 악화, 주요 교역국 성장 둔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재정정책 여력 확보, 신중한 통화정책 조정, 환율 탄력성 유지 등을 제시하고, 역내 거시경제 정책 대화와 금융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자연재해 등 일시적인 외부 충격이 발생할 때 신속하게 자금을 지원하는 신속금융프로그램(RFF)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금융 담당 차관보가 한국 측 대표로 참석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