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말부터 경제부흥 시동
법인세 12%로 파격적 인하
빅테크·제약사 잇달아 유치
'가장 좋은 복수는 상대보다 성공하는 것'.
뻔한 드라마의 대사 같은 이 명제를 성공시킨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아일랜드입니다. 아일랜드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인당 10만달러를 넘어 세계 2위에 올랐습니다(1위는 룩셈부르크). 영국의 약 5만1000달러보다 약 2배 앞선 수치. 과거 식민모국에 멋지게 한 방 날린 셈입니다.
아일랜드의 경제가 하루아침에 잘나간 건 아닙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유럽 국가 중 하나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두각을 나타냈던 건 1980년대 말부터입니다. 인구수가 적고 경제 규모가 작다 보니, 아일랜드는 적극적으로 외국 기업과 자본을 유치하는 전략을 폈습니다. 법인세를 12%대로 낮추는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한 배경이었지요(미국 평균 법인세는 25%).
결과는 대성공. 현재 미국 빅테크 기업의 유럽 본부는 모두 아일랜드에 있습니다. 애플, 메타, 구글, MS 등 이름만 들어도 모두 고개를 끄덕거릴 만한 대표 기업들입니다.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생산공장을 아일랜드에 뒀습니다. 아일랜드 정부는 올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을 9.7%라고 발표했습니다. 아일랜드가 속한 유로존 27개국 평균 성장률 0.4%를 훌쩍 웃도는 수치입니다. 과거 식민모국 영국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실적. 아일랜드의 복수가 현재진행형인 이유입니다.
[강영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