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동부 산불로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안동을 시작으로 모듈러 주택 공급이 시작됐다.
경상북도는 이재민 주거 안정을 위해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 권정생어린이문학관 부지 내 경북형 모듈러 주택 18개 동을 시작으로 모듈러 주택 공급을 본격화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경북형 모듈러 주택은 기존 이재민 임시주택 수준에서 벗어나 층층이 쌓거나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향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안동 18개 동, 의성 42개 동, 청송 20개 동, 영양 41개 동, 영덕 90개 동 등 총 211개 동이다. 경상북도는 모듈러 주택 외에 임시조립주택 2468개 동 등 총 2679개 동을 공급할 방침이다.
이번 안동 일직면 1호 모듈러 주택은 2층짜리 호당 약 30㎡ 규모로 현관, 욕실, 침실, 발코니 등으로 구성됐다. 내부에는 싱크대, 냉·난방기, 인덕션이 설치되고 구호 물품으로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밥솥 등이 제공된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임시 대피소에서는 고령 어르신이 장기간 머무르는 게 쉽지 않다”며 “도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모듈러 주택을 제공해 이재민들이 거주에 대한 근심을 조금이라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주택 476개 동이 불탄 일직면의 이재민 A씨는 “집다운 집에 신속하게 입주할 수 있도록 도와준 도청과 안동시에 감사하다”며 “마을이 회복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부탁한다”고 했다.
김학홍 경상북도 행정부지사는 “산불 피해 이재민의 주택이 재건될 때까지 경북형 모듈러 주택이 안전하고 쾌적한 보금자리가 되도록 꾸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이후에도 시·군 수요를 반영해 마을 공용시설, 계절근로자 숙소, 농어촌 민박 등으로 활용하고 재난 때 또다시 이재민 구호 등에 투입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