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매달렸다 넘어지며 사망
고정시설 빠져 있어 관리상 하자 인정
6년만에 민사책임 인정, 해운대구 항소여부 검토
지난 2019년 부산 해운대구가 관리하던 풋살장에서 골대가 넘어지며 중학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가 유가족에게 5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1민사부(이재찬 부장판사)는 중학생의 유가족 A씨 등 3명이 해운대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5억3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2019년 7월 2일 해운대구가 관리하는 반여동 한 풋살장에서 중학생 A군이 골대에 매달렸다가 골대와 함께 넘어지며 머리를 다쳐 숨졌다.
재판부는 해당 골대가 최초로 설치될 때는 고정시설인 앵커가 4개 있었지만,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앵커가 빠져 있어 사고가 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사건의 경과를 보면 객관적으로 설치·관리상의 하자가 인정된다”면서 “해운대구 조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로서 인정되는 주민에 대한 안전보호 의무 등을 고려해 보면 방호 조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영조물 관리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사고 발생 이후 6년 만에 지자체의 민사 책임이 처음으로 인정됐다. 앞서 사고 직후에는 해운대구 공무원과 시공자 등 4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형사 책임과 관련해서는 최종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해운대구는 선고 결과를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