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좋은 차를 만든다‘는 신념을 가진 브랜드인 도요타가 운전의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한 모터스포츠 클래스를 열었다. 모터스포츠의 기초 이론교육부터 시작해서 직접 서킷을 달려보는 실전 주행, 라이선스 취득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도요타의 모터스포츠 브랜드인 도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의 철학을 몸소 경험했다.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안전 운전을 위한 기초 이론 강의를 비롯해 슬라럼, 코너링 브레이킹, 레인 체인지 3가지 기본 주행 코스와 실제 트랙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직접 체험하는 과정으로 구성됐다.
김형준 도요타코리아 이사는 “모터스포츠는 좋은 차를 가장 빠르게 단련하고 시험하는 무대이자 인재를 키우고 미래를 위한 도전의 역할을 한다“며 ”이는 도요타가 추구하는 ‘더 좋은 차 만들기’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간단한 이론 교육 후 패덕으로 이동해 가장 먼저 맞이한 기본 주행 코스는 코너링 브레이킹이었다. 해당 코스에서는 도요타 캠리와 렉서스 RX 450h+ F 스포츠 모델을 타고 적절하게 감속하거나 멈추게 하는 제동력에 대한 부분을 연습했다.
스포츠 드라이빙에서 말하는 코너링 브레이킹은 코너 진입 전에 브레이크를 사용해 감속하는 것까지는 일상 주행과 동일하다. 하지만 코너 진입 이후 브레이크를 점진적으로 풀어 타이어의 접지력을 최대로 유지한 상태로 코너를 탈출하는 것이 일상 주행과 다른 점이라는 게 인스트럭터의 설명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주로 직선으로 주행하는 상태에서 브레이킹을 하는데 코너 구간에서 원하는 위치에 정지해야 한다는 것이 어색했다. 고속 주행 중에 코너를 빠르게 돌아 나가면서도 차량이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코너를 탈출하는 것이 바로 이번 코너에서의 핵심 기술이었다.
그 다음 코스는 레인 체인지였다. 급하게 차선을 바꿔야될 때의 상황을 가정하고 차선 폭만큼 라바콘을 세워 차선을 변경한 뒤 다시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찰나의 순간에 두 번의 연속 차선 변경을 해야 하기에 적절한 감속과 정확한 조향이 필수였다.
이번 코스는 렉서스 ES 300h와 RX 450h+ F 스포츠 모델로 주행했는데 넓은 도로라면 큰 부담없이 차선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라바콘을 건드리지 않고 민첩하게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부담에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도 여러번 반복하다보니 나중에는 라바콘을 건들지 않고 레인 체인지에 성공해 뿌듯했다.
마지막으로 경험한 코스는 슬라럼이었다. 슬라럼은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 라바콘을 두고 지그재그로 주행해 지정된 경로를 주행하는 것으로 이 코스는 렉서스 NX 450h+ F 스포츠와 렉서스 ES 300h로 진행했다.
슬라럼 주행을 잘 하기 위해서는 차량의 무게중심 이동에 따른 가감속과 부드럽지만 신속한 좌우 핸들링이 필요하다는게 인스트럭터의 조언이었다. 속도가 높아지면 차량이 크게 좌우로 흔들리면서 무게 중심의 이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정한 속도에서 재빠른 조향이 필요했다. 앞서 레인 체인지 구간을 통해 빠른 조향을 연습한 덕분인지 슬라럼은 상대적으로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기본 주행 코스를 거쳐 드디어 서킷 주행에 나섰다. 이날 다양한 도요타, 렉서스 차량 중 기자는 프리우스를 타고 서킷을 달렸다. 최근 공도 시승행사에서 프리우스를 경험해봤던 터라 같은 차를 타는게 조금은 아쉬웠는데 막상 서킷을 달려보니 공도에서 접한 프리우스와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오히려 좋았다. 비가 오는 상황이라 높은 속도를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안정적이면서도 힘있게 서킷을 주행하는 모습에 ‘프리우스는 서킷에 안 어울릴 것’이라고 속단했던 스스로를 반성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현직 프로 드라이버들이 선보인 ‘GR86 택시 드리프트’였다. 2.4L 수평대향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를 갖춘 후륜구동 스포츠카 GR86은 231ps의 출력과 고강성 차체를 바탕으로 후륜차 특유의 감각을 가장 짜릿하게 보여줬다. 직접 운전 대신 동승 체험으로 진행됐는데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그려내는 8자 선회에 몸을 맡기자 후륜구동 수동차의 날것 같은 감각과 프로 드라이버의 압도적인 제어 능력이 한순간에 전해졌다.
처음 모터스포츠 클래스를 경험한다고 했을 때는 일상 주행과 동떨어진 부분을 배우겠거니 싶었는데 막상 모든 교육을 마치고 나니 스포츠 드라이빙은 단순 레이스 기술이 아니라 출퇴근길과 여행길에서도 필요한 안전 운전의 기본기라는 점을 깨달았다. 브레이크를 풀어내는 감각, 정확한 차선 변경, 타이어 접지력 관리, 이 모든 것은 일상 도로에서도 사고를 예방하고 운전의 즐거움을 높여주는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이다.
실제 도요타도 모터스포츠를 단순한 ‘승부의 장’이 아니라 차를 단련하는 시험대로 본다. GR 브랜드의 철학은 험로와 서킷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얻은 경험은 다시 개발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내구성과 성능이 향상된 ‘더 좋은 차’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도요타 가주 레이싱은 ‘향후 100년 동안 사람들이 즐겁게 운전할 수 있는 차량 만들기’라는 비전을 내세운다”며 “레이싱의 험난한 환경, 도로와의 교감, 운전자 중심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토대로 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극한의 경쟁 속에서 마주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성능을 끌어올려 도요타의 이념인 ‘더 좋은 차 만들기’를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제(강원)=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