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구정·성수 등 지명 앞세워
최근 시공사 선정이 활발한 이른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정비사업 단지에서는 지역을 브랜드화한 아파트 이름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2·3·5구역 재건축 사업을 잇달아 수주한 현대건설은 새로 짓는 단지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 대신 ‘압구정 현대’를 활용하기로 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갖는 상징성을 살린 것이다. 압구정 4구역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삼성물산도 자체 브랜드 ‘래미안’에 펫네임을 붙이는 기존 작문법을 따르지 않고 지명을 강조한 ‘컬리넌 압구정’을 제안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에서 롯데건설은 지명에 브랜드명을 결합한 ‘성수르엘S70’을 내걸고 사업을 따냈다. 4지구 수주전에서 경쟁한 대우건설은 자체 브랜드를 넣지 않고 지명을 살린 ‘더 성수 520’을 앞세우기도 했다.
‘포레’ ‘퍼스트’ ‘에듀’ 등 외래어 펫네임을 붙이던 데서 벗어나 아파트 이름에 흔히 쓰이는 외래어, 외국어 대신 순우리말을 활용한 단지명도 나오고 있다. 분양을 앞둔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윤슬자이’는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우리말 ‘윤슬’을 앞세웠다. 알루미늄 패널로 바람에 따라 물결치는 듯한 설치미술을 선보이는 미국 출신 아티스트 네드 칸의 작품을 아파트 외관에 적용하기로 한 데서 착안한 이름이다.●컨소시엄 단지는 브랜드 한 곳만
여러 건설사가 함께 시공하는 컨소시엄 단지도 여러 시공사 중 한 곳의 브랜드만 넣어 이름을 짧게 짓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처럼 아파트 이름에 참여하는 시공사들의 브랜드를 모두 넣는 것이 관례였다.
경기 부천시에서 최근 분양한 ‘e편한세상 부천 어반스퀘어’는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지분을 절반씩 가진 컨소시엄 단지지만 단지명에는 DL이앤씨의 브랜드 ‘e편한세상’만 반영됐다. 성남 태평3구역 공공참여 재개발 수주에 나선 IPARK현대산업개발·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도 ‘아이파크 더 포트리스’로 ‘아이파크’만 살린 단지명을 제안했다. 브랜드 효과가 두드러지는 한 곳만 살려 짧게 짓는 것을 조합원이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짧은 이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단지명을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나온다. 지난해 분양한 경기 광명시 광명제11R구역 재개발은 ‘힐스테이트 광명’을 최종 단지명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지명 뒤에 서브네임을 붙여야 한다”고 나서면서 지난해 11월 일반분양 후 8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단지명이 확정되지 않았다.김현경 한양사이버대 마케팅학과 교수는 “말하기도 외우기도 어려운 긴 이름보다 거주 환경 등 내실에 집중하는 쪽으로 소비자의 눈높이가 바뀌고 있다”며 “지명과 시공사 브랜드 등 필요한 정보만 담는 것이 최근 트렌드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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