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탑골공원, 청년은 영화관…세대별 여름나기 '온도차'

1 week ago 29

어르신은 탑골공원, 청년은 영화관…세대별 여름나기 '온도차' 폭염이 지속된 5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정자 아래에 앉아 햇볕을 피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더운디 뭐하러 나왔는가." "부채질하니 시원하네." 5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에도 공원에 나온 노인들은 나무 그늘 밑에 앉아 손수건으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연신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이날 수도권에는 이틀 연속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탑골공원 인근 무료급식소가 문 열기를 기다리며 근처 그늘에서 쉬고 있던 임 모씨(76)는 양평에서 지하철을 타고 2시간 걸려 공원에 왔다. 임씨는 "더워도 굶을 수는 없지 않으냐. 오전 8시 30분에 아침밥을 먹고 점심밥 배식까지 3시간을 그늘에서 기다린다"며 "경로당에 가면 애들 취급이나 받고 회비를 내라고 하니까 공원으로 온다. 전철역이나 서울역에 가서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폭염 대비 안심아리수'를 배부하자 노인들이 줄지어 시원한 물을 받아가기도 했다. 1시간 만에 물 1000개가 동났다. 정오 무렵 무료급식 배식이 시작되자 땡볕 아래 대기줄은 100m 넘게 이어졌다. A씨(81)는 "시립복지관이 시원하지만 식사비가 4500원이라 안 가게 된다"며 "자식들 일 나가고 집에 혼자 있을 때 에어컨을 켜면 눈치가 보이니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복지관·경로당·구청·은행 등 무더위쉼터를 4000곳 넘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노인들은 결국 돌고 돌아 '탑골공원'을 찾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황보욱 씨(73)는 "쉼터와 노인회관은 사람이 너무 많고, 은행은 오래 있으면 눈치가 보인다"며 "덥긴 해도 탑골공원에서 아는 사람들과 얘기 나누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탑골공원 근처에 몇 안 되는 실내공간인 낙원상가 1층 '탑골 어르신 문화 놀이터'와 4층 '허리우드극장(실버영화관)'도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온 노인들로 붐볐다. 극장 직원은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라기보다 갈 곳이 없어 쉬러 오는 손님이 더 많다"고 귀띔했다. 노인들이 무더위에 온종일 노출되는 상황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온열질환자(전체 2221명) 중 60대 비율은 18.8%, 70대 이상 비율은 24.7%에 달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생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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