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는 수비하지 말라더니?” 구단의 1루 이동 요구 거부한 보스턴 간판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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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 간판 타자 라파엘 데버스는 포지션 이동을 거부했다. 구단 운영진에 대한 신뢰가 깨진 모습이다.

데버스는 9일(한국시간) ‘MLB.com’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구단의 1루수 포지션 변경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스프링캠프 기간 구단에 의해 3루수에서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옮겼던 그는 이번에는 구단으로부터 다시 1루수로 이동해줄 것을 요청받았다.

라파엘 데버스는 보스턴의 1루 이동 요구를 거부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라파엘 데버스는 보스턴의 1루 이동 요구를 거부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한 결과다. 주전 1루수 트리스턴 카사스가 경기 도중 왼무릎을 다쳐 시즌 아웃되면서 공백이 생겼고 그 자리를 데버스가 맡아주기를 원한 것.

그러나 데버스는 크레이그 브레슬로 사장 등 구단 프런트와 면담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 포지션을 소화한지 두 달밖에 안됐는데 갑자기 다른 포지션을 요구받았다. 내 생각에 이는 좋은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구단의 요청을 거부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나는 내가 ‘볼 플레이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스프링캠프 때 팀에서는 내게 글러브를 저리 치워두라면서 지명타자만 소화할 것이라고 했었다”며 또 다시 자신에게 포지션 변경을 요청한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혹시 마음을 바꿀 여지는 없는 것일까? 그는 “노”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때 팀에서는 내가 고집이 세다고 하면서 이미 한 차례 변화를 요구했다. 내 생각에 이번에는 내가 그리 유연하지 못한 거 같다”고 잘라 말했다.

아무리 팀의 간판 스타라고 하더라도 구단 운영진의 포지션 변경 지시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비난의 화살은 보통 선수에게 향하기 마련이다.

그걸 모를 리 없는 데버스가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구단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지명타자로 뛸 것이라고 말해놓고 말을 번복했다”며 구단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갔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도 선수 생활을 해봐서 알 거 아닌가. 그렇게 시즌 도중 포지션을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현역 시절 투수로 뛰었던 브레슬로 사장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올스타 3회, 실버슬러거 2회 경력을 갖고 있으며 2018년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이기도 한 데버스는 이번 시즌 39경기에서 타율 0.255 출루율 0.379 장타율 0.455 6홈런 25타점 기록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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