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HBM·D램…삼성 '반도체 황금기'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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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인 작년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1조원대 영업이익을 겨우 내면서 가까스로 흑자를 유지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경쟁사에 뺏겼다는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 PC, 모바일 등에 주로 쓰이는 범용 메모리의 더딘 회복세에 발목이 잡혔다.

상황은 1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올 1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은 약 53조원으로 추산된다. 1년 만에 이익 규모가 약 47배 늘어났다. 6세대 HBM4를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납품한 데다 범용 메모리 단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결과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 시대를 열며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BM4·범용 메모리 ‘쌍끌이’

없어서 못 파는 HBM·D램…삼성 '반도체 황금기' 계속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은 53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에서 54조원의 이익을 냈고,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 1조원대 후반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폭등의 1등 공신은 인공지능(AI) 메모리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 공급을 시작한 HBM3E에 이어 올 1분기 업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HBM4가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전체 수익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범용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것도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3달러로,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 낸드플래시가 60%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는 구조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더해지며 실적 규모를 키웠다. 그간 발목을 잡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도 적자 폭을 줄이며 힘을 보탰다.

◇연간 영업익 300조 기대

업계에선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삼성전자의 실적 초호황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이미 완연한 ‘공급자 우위’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라인을 수익성 높은 HBM 공정에 집중 배치하면서 상대적으로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물량이 부족한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범용 D램 가격은 1분기 대비 60%가량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빅테크들은 가격보다 안정적 물량 확보에 치중하며 삼성전자와 대규모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점도 강력한 호재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가속기 베라루빈에 들어가는 HBM4의 핵심 공급 파트너 지위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빅테크에 공급하는 HBM4 물량을 대폭 늘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주요 증권사는 이미 연간 전망치를 300조원대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하반기 HBM4 공급 확대와 파운드리 부문의 흑자 전환이 맞물린다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내년엔 연간 영업이익 기준으로 엔비디아(올해 예상 전망치 357조원)를 넘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PC, 모바일 등 IT산업의 수요 위축 가능성과 미·중 갈등에 따른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수로 꼽힌다.

김채연/원종환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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